“헤더 때 가슴 철렁…이중시 후유증 없어”
“발목 부상 이재성, 9월 말부터 좋지 않았다”
↑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치의를 맡은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안와골절 부상을 입은 손흥민 등 선수들의 부상 정도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왕 교수는 8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이중시(사물이 2개로 보이는 현상) 같은 후유증이 많이 남을 수 있어 걱정했다”며 “그런 증상 없이 회복된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2일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 출전해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왼쪽 눈 주위 네 군데가 골절됐습니다. 당초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손흥민은 안와골절 수술을 받고도 안면 마스크를 써 16강전까지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마스크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왕 교수는 월드컵을 향한 손흥민의 남다른 투지를 볼 수 있는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보통 수술 후 2~4주 마약성 진통제나 강한 약을 쓴다”며 “그런데 (손흥민은)도핑과 약물검사로 수술 당일 마취 중 한 회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 약만 먹고 진통을 참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경기 중 통증이 있었냐는 질문에 “직접 물어봤는데 다행히 뛸 때 통증은 없다고 했다”며 “의사로서는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서 경기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헤더를 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H조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던 김민재에 대해선 “부상 이후 MRI 찍었을 때 눈에 보이는 큰 이상은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부상 당시 비디오를 보면 큰 수축력에 의해서 상당한 무리가 간 게 맞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왕 교수는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입은 황희찬을 언급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기다림의 미학이 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실 팀 닥터로 두 번째 경기에는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선수도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이 황희찬을 끝까지 기다렸다. 그가 최상 컨디션일 때 투입했다. 용병술이
발목 수술을 앞둔 이재성에 대해선 “사실 9월 말 마지막 소집 기간에도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팀을 위해야 한다는 선수의 책임감이 컸다”며 “코치진도 이재성이 없는 구도를 상상하기 싫어했다. 그래서 월드컵 이후로 수술을 미룬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