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독재 철권통치 국가에서 이렇게 국가 지도자를 향해 퇴진 요구까지 나올 정도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데요.
베이징 연결해서 그곳 분위기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윤석정 특파원, 봉쇄 정책에 지친 주민들이 시위에 나선 걸로는 알고 있었는데, 도화선이 된 사건이 있다고요?
【 답변1 】
네, 지난 24일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 화재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화재 사건으로 볼 수 있었지만, 문제는 사고 발생 후였습니다.
화재가 난 건물 주변에 설치된 방역 시설 때문에 소방차가 제때 진입하지 못해서 희생자가 늘었다는 거죠.
여기에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 홀대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우루무치에서 먼저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요.
그 다음에 상하이에 위구르 인들이 모여 사는 '우루무치중루'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집회가 급기야 시진핑 주석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로 번졌습니다.
【 질문2 】
거리에서뿐 아니라 온라인 서명 운동 얘기도 있던데, 무슨 말인가요?
【 답변2 】
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나 밀접 접촉자를 격리 시설로 보냅니다.
그런데 격리 환경이 열악하고, 또 한약 같은 걸 주고 체온 체크하는 거 말고는 별다른 치료도 없습니다.
오히려 격리 시설에 가두는 게 병을 더 키운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제가 사는 아파트의 주민 SNS방에 글이 올라왔는데요.
본인이나 이웃이 감염됐을 때 격리 시설이 아닌 집에서 격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동의하겠느냐는 겁니다.
물론 출처도 불분명하고, 법적인 효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런 온라인 서명 운동은 워낙 이례적인 거라 그만큼 사람들이 봉쇄 정책에 지쳤다는 의미로 볼 수 있죠.
【 질문3 】
마지막으로, 계속된 시위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 답변3 】
속단하긴 이르지만, 단기간에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시위 몇 번으로 정책이 바뀌면 그것 자체로 국가와 지도자의 오류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에도 베이징에서 시위가 열린다는 말이 들리는데, 강경 진압이 예상됩니다.
물론 여론을 아예 무시하긴 어려울 겁니다.
무엇보다 3년간의 봉쇄 정책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죠.
방역 당국이 현장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히고, 관영 매체들이 서민 생활이 불편하면 안 된다고 보도하는 것도 시위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보니 일주일 동안 문을 닫았던 식당들이 배달에 한해서긴 하지만 일부 영업을 재개한 것도 시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