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한 달이 지났지만 '시간이 약'이란 말은 매일이 눈물 범벅인 유족들에겐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제일 힘들다는 이들에겐 "제 식구 수사하겠냐"며 경찰 수사에도 못마땅한 모습입니다.
고 이지한 씨의 유가족을 백길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한 달 전 아들을 잃은 고 이지한 씨의 부모님.
아들이 잠든 납골당으로의 발길을 끊을 수가 없습니다.
"지한아 내일도 맛있는 거 해올게."
무뎌질 줄 알았던 슬픔은 주체할 수 없고,
▶ 인터뷰 : 고 이지한 씨 아버님
- "아침이 밝아오는 게 너무 싫어요. 눈 뜨는 것도 너무 싫고 하루종일 울기만 합니다."
경찰이 상급자를 수사할 수 있겠냐며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 인터뷰 : 고 이지한 씨 아버님
- "신뢰가 안 가요. 어떻게 자기 식구를 수사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꼭대기를 그냥 두고서 수사를 할 수가 있습니까."
정부가 지원한다는 트라우마 치료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고 이지한 씨 어머님
- "그런데 (지한이 누나가) 나와서 하는 말은 '엄마 괜히 갔어, 그 사람은 내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아이들의 희생이 정쟁으로 비화하는 것도 서글프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고 이지한 씨 어머님
- "정쟁이 뭐고 예산안이 뭐고 국정조사가 뭐고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냥 내 아이가 거기에 있었다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유족들이 이번주 내로 협의체를 꾸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 가운데, 변협 측도 참사대책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법률 지원에 나섭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취재 : 전현준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