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 여성, 1시간에 5명꼴로 가족·연인에게 살해당해"

지난해 살해된 여성 中 56% '가까운 이들에게 죽어'
여성 살인사건 40%, 페미사이드 해당

↑ 코스타리카 여성 인권 시위대/사진=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유엔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한 시간에 평균 5명의 여성이 거주지에서 가족·연인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여성 폭력의 날'인 11월 25일을 이틀 앞두고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유엔 여성 기구(UN Women)가 펴낸 '여성 및 여아에 대한 젠더 관련 살인'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살해당한 전세계 여성의 수는 8만 1천 100여명입니다. 이 가운데 약 56%인 4만 5천명이 가족이나 연인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세계 여성이 한 시간에 5.1명꼴로 가까운 이들에게 살해된 셈입니다.

전세계 살인 사건 중 81%는 남성이 대상이지만, 남성의 경우 11%만 가까운 이들에게 살해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은 "여성은 사적인 영역에서 살인 등 폭력에 불균형적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유엔은 작년 여성 살인사건의 40%가 특별한 이유 없이 단순히 여성이기에 죽임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명 '페미사이드'(Femicide)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다만, 페미사이드 관련 통계 데이터가 부족한 탓에 이런 유형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부연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유엔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북미와 유럽 남·서부 등지에서 가족이나 연인에게 목숨을 잃은 여성 살인 사건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시행된 격리 조치가 유해한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마 바호스 유엔여성기구 국장은 "여성들이 집에서, 거리에서, 어느 곳에서나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려면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