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이어 천주교 신부도 '尹 전용기 추락 염원' 논란

대한성공회 소속 김규돈 신부 사제직 박탈
천주교 박주환 신부 ‘전용기 추락 기도’ 올려
與 “저주 가벼이 담는 성직자, 존경받을 권리 없다”

현직 가톨릭 신부들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염원한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린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대표 김규돈 신부는 오늘(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졌고 성공회 측에 항의가 쇄도했습니다.

그러자 김 신부는 “페이스북에 ‘나만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근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 글로 되어 있다”며 SNS에 익숙지 않아 해당 글이 공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대한성공회 대전교구는 김 신부의 사제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이에 그는 성공회 원주 노인복지센터장, 원주교회 협동사제 등 사제로서의 모든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대한성공회 대전교구는 연합뉴스 측에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페이스북 조작법을 잘 몰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것도 문제”라며 김 신부를 직권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성공회 대전교구장인 유낙준 모세 주교는 “사제 개인의 의사를 대한성공회와 대전교구의 공식 입장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며 “분노와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는 뜻을 교구장 서한의 일종인 사목교서로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박준환 신부가 올린 합성 이미지도 해당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박 신부가 올린 이미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서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비나이다~비나이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박 신부는 “국민의 마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만평과 같은 의미로 올린 것”이라며 “과도한 관심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박 신부는 모든 SNS 계정을 닫은 상태입니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 신부를 불러 사실관계 확인 후 추후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바란다는 글을 올린 신부들의 글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무대에서 안보와 국익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총력하고 있음에도 일반 국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막말과 저주를 성직자가 퍼부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성직자의 정치적 신념 표현에 대한 논란 이전, 이 같은 저주를 가벼이 입에 담는 성직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권리도,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미애 원내 대변인도 “악령에 씌지 않고서야 어찌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염원하시나”라며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리가 멍해진다. 제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