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부산의 한 해수욕장에서 보트와 밧줄로 연결된 낙하산에 4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20여 분간 공중에 매달리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낙하산이 도심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는데, 시민들이 힘을 합쳐 밧줄을 잡고 버티면서 모자는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백사장으로 떠밀려 온 노란색 보트 한 대.
사람들이 하나, 둘 다가갑니다.
순식간에 모인 시민들은 보트가 강풍에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하고, 무언가를 당기는 듯 안간힘을 씁니다.
보트와 낙하산을 연결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레저 스포츠 페러세일링을 즐기던 4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조난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엔진이 꺼진 보트가 백사장으로 떠밀렸고 낙하산 쪽으로 강한 맞바람이 불면서 엄마와 아들이 수십 미터 상공에 매달린 겁니다.
낙하산이 도심 땅 위로 떨어지면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 인터뷰 : 정교민 / 구조 참여 시민
- "가게에 식사하시던 분들, 남자분들이 다 같이 일어나 무작정 달려나갔어요. 얼마 전에 이태원 사고가 났었잖아요. 가슴이 뛰면서 무작정 도와주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몰려든 시민들은 밧줄을 붙잡고 20여 분을 버텼습니다.
이후 보트 안에서 줄을 감는 기계 장치가 작동하면서 낙하산을 조금씩 끌어내렸고 모자는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원래 보트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달리다 속도를 늦추면 낙하산이 바다에 내려앉아야 하는데, 맞바람을 맞고 달리던 보트가 멈추니 낙하산이 연처럼 하늘에 떠 있었던 겁니다.
▶ 인터뷰 : 보트업체 관계자
-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갑자기 돌풍이……. (시민들이 모여) 배가 바람 때문에 넘어갈까 잡아주시고…."
구조된 모자는 저체온증과 타박상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해경은 보트가 동력을 잃게 된 경위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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