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2일)에 이어 오늘(3일)도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하며 7차 핵실험 준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정치부 권용범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1 】
권 기자,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에 사실상 실패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ICBM은 대기권 밖으로 비행한 뒤 재돌입하는 미사일을 뜻하죠.
원리를 한번 보시면요.
탄두부와 추진체가 분리되며 1,000~2,000km 높이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100km 정도의 대기권으로 들어와서 목표 지점을 타격합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오늘 발사한 ICBM은 2단 분리까지 성공했습니다.
이후 정상비행을 하지 못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질문 1-2 】
정상비행을 못한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속도가 느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통상 ICBM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 전후에서 형성되는데 오늘 쏜 ICBM의 최고 속도는 마하 15로 탐지됐죠.
지난달 4일 북한이 발사한 IRBM이 최고 속도 마하 17이었는데 이것보다도 느립니다.
단이 분리된 뒤 탄두부가 힘을 받지 못하고 날아가다가 계획했던 궤적보다 일찍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전문가 분석,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계획한 목표 고도에 다다르지 못하고 2단 엔진의 비정상적인 연소중단이라든지 아니면 제어불능이라든지 그런 원인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 질문 1-3 】
이번 발사,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기술적 진전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은 오늘 발사된 미사일을 북한의 최신 ICBM '화성-17형'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북한이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 발사했을 당시에는 고도 20km 미만 초기 단계에서 폭발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5일과 2월 27일 발사 당시에도 모두 단 분리에서 실패했는데요.
이번에는 고각으로 발사해 단 분리까지 성공했다는 점에서, 마냥 평가절하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북한이 어제 하루 발사한 미사일들이 최대 1,000억 원에 달한다면서요?
【 기자 】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의 주장인데요.
"총 5,000만 달러에서 7,500만 달러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7,500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1,067억 원에 달합니다.
7,000만 달러는 코로나19 이전 북한의 연간 중국으로부터의 쌀 수입액과 같은 규모고요.
북한이 한 달간 중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데 필요한 금액과 맞먹는 금액입니다.
【 질문 3-1 】
상황이 엄중한데, 우리 군의 핵심 미사일은 발사 실패가 잇따랐다면서요?
【 기자 】
지난달 4일 북한 IRBM 발사에 대응해서 우리 군이 쏜 '현무-2C'가 낙탄해 논란이 됐죠.
어제 공군은 기량 점검과 전투력 향상을 위해 유도탄 사격대회를 개최했는데요.
또 발사 실패가 잇따랐습니다.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고, 패트리엇 미사일은 발사 직전에 오류가 포착돼 쏘지 못했습니다.
【 질문 3-2 】
우리 군은 뭐라고 해명했나요?
【 기자 】
공군 측은 오히려 '천궁'의 높은 발사 성공 확률에 의미를 뒀습니다.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가 모두 성공했고 이번이 첫 실패라는 건데요.
군 관계자는 "레이더와 유도탄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패트리엇 첫째 발은 정상 발사됐는데 둘째 발에서 레이더에 오류가 떴다"며 "안전을 위해 바로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3-3 】
유도탄인데 교신이 끊겼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요?
【 기자 】
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군 관계자는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3축 체계의 상징적 무기들이 발사에 실패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대비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건 분명해 보입니다.
【 질문 4 】
이제 남은 건 핵실험뿐이겠죠?
【 기자 】
네, 사실상 핵실험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실험 전 마지막 도발로 예상됐던 ICBM 발사까지 오늘 끝냈고요.
현지시간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했기 때문에 향후 며칠 사이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권용범기자였습니다.
[ dragontiger@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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