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나기 전 당시 시민들은 사고 위험성을 느끼고 직접 112를 눌러 상황을 알렸는데, 경찰이 사고 전 들어온 신고 녹취록 11건의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급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압사'란 단어를 언급한 게 9번이나 됩니다.
우종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린 토요일 저녁 6시 반쯤.
참사가 일어나기 약 4시간 전이었지만 위험 조짐은 이때 이미 감지됐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에서 한 시민이 112로 "계속 사람이 밀려와 압사당할 거 같다"며 통제를 요청하는데,
이때부터 이미 '압사'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곧이어 참사 2시간 전인 8시쯤, 이제는 "사람들이 넘어져 다쳤다", "길바닥에 쓰러졌다" 같이 이미 작은 사고가 시작됐다는 신고들도 들어옵니다.
참사 발생 1시간 전, 이제는 사고 장소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신고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골목 위쪽에서도 아랫쪽에서도, 조금 떨어진 골목에서도, 동시에 "압사당할 거 같다", "죽을 거 같다",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라는 외침이 신고전화 넘어로 울려퍼집니다.
사고가 나기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각에는 참다 못한 신고자의 욕설까지 나오고,
결국, 참사가 일어난 그 시각에 접수된 신고전화, 여기서는 사고 순간의 비명소리들이 고스란히 112 신고 녹취록에 담겼습니다.
사고 조짐이 보인 순간부터 참사 발생까지 들어온 112 신고전화는 모두 11건.
이 중 8건은 경찰이 "출동하겠다"고 답했는데 실제 출동은 4건만 이뤄졌고, 나머지는 대부분 "경찰이 배치돼있다"는 식의 상황설명만 해주는 데 그쳤습니다.
▶ 인터뷰 :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18시 때만 해도 어느 정도 불편 정도의 운집 도였던 것 같고요. 그런데 시간이 계속 증가하면서, 특히 21시에 다다르면서 그때는 심각할 정도의 신고가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
사건 발생 전까지 신고자들이 경찰에게 '압사'라는 단어를 외친 건 모두 9번, 그럼에도 압사 사고는 막지 못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