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켈트족 축제를 기원으로 두고 있는 핼러윈은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 젊은 세대에게 조금씩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어 유치원과 영어 학원을 중심으로 시작돼 SNS를 통한 요즘 세대의 자기표현 욕구에 이를 이용한 상업주의까지 어우러져 젊은층의 '명절'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데요.
심가현 기자가 자세한 이야기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8일 서울 이태원의 모습입니다.
피투성이 해골과 강시, 칼을 든 토끼에 영화 속 캐릭터 조커까지.
도심 도로 한복판에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일상에선 하기 어려운 분장을 한 채 '핼러윈'을 즐기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부텁니다.
고대 켈트족이 10월 마지막 날 악령 분장을 한채 벌인 축제가 아일랜드 이민자를 통해 미국에 전해졌고, 이 문화가 우리나라까지 건너온 겁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핼러윈 행사는 국내 영어 유치원과 학원이 늘면서 친숙한 축제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이규빈 / 고등학교 2학년
- "초등학교 때 영어학원 같은 데서 문화를 처음 접한 것 같아요. 분장도 하고 사탕 같은 것도 나눠주고…."
분장 문화가 SNS 등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려는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하재근 / 문화평론가
- "자신을 아주 개성적이고 자극적으로 드러내기에 굉장히 좋은 소재거든요. 국내 전통 명절 중에서 젊은이들이 일탈하면서 놀 만한 명절이 별로 없다 보니까…."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문화생활에 제약이 많았던 젊은 층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비를 부추기는 업체들의 마케팅과 겹치며 지나친 상업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핼러윈 문화 자체를 거부하자는 '노핼러윈'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