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는 보통 광장 등 유동인구가 많고 시민 누구나 오며 가며 들를 수 있는 곳에 설치되죠.
그런데, 일부 지자체가 분향소를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가는 청사 안 회의실에 두고, 제대로 안내도 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행안부 지침 때문이라는데, 글쎄요. 분향소를 일반인은 평소에도 가기 부담스러운 시청사나 도청사 안에 둬야 할까요?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시가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시청사 안에 설치한 오늘(31일).
인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길거리에는 물론, 심지어 시청 정문과 후문 등 어디에도 분향소가 있다는 표시는 없습니다.
흔한 플래카드 하나 붙이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저는 지금 지하철을 내려 인천시청으로 올라왔는데요. 지하철 안은 물론 출입구에도 안내판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건물로 들어서 출입카드를 찍고 2층으로 올라가서야 분향소 안내판이 나타납니다.
시민들은 시청에 분향소가 마련됐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 인터뷰 : 행인
- "시청에 이태원 사태 합동분향소 있다는 말씀 들어보셨어요?"
- "아뇨"
▶ 인터뷰 : 행인
- "회의실에 이태원 사태 분향소 있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 "아뇨"
인천시는 조문객은 출입증 없이 들어올 수 있다고 했지만 점심시간은 물론, 온종일 분향소를 찾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인천시는 조용한 실내에 분향소를 두라는 행안부 지침에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서울 25개 구 중 17곳은 시민들이 오며 가며 들르기 쉬운 야외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강원도청 역시 시민들이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청사 4층에 분향소를 차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안내가 제대로 안 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 인터뷰 : 행인
-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나중에라도 갈 생각은 있습니다. "
이태원 희생자를 온 국민이 위로하자며 국가애도기간까지 지정했는데, 몇몇 지자체가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