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 골목길에서는 인파가 몰리자 직접 일방통행을 외치며 시민들의 동참을 요청한 여성이 있었다. 사진 속 왼쪽 벽면에서 손을 올리고 있는 여성의 모습 [사진 출처 = 틱톡]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한 여성은 이같이 외쳤다. 좁은 골목길에서 가득 찬 인파로 양방향 통행이 어려워지자 일방통행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밖에서 올라오실 분들은 대기해주세요"라고 연신 목청껏 외쳤다. 하지만 주변 음악소리가 시끄러워 아래까지 들리지 않자 "이 말을 앞으로 전달해 달라"고 했다. 이에 시민들은 어깨너머 앞사람에게 전달하며 일방통행에 동참, 골목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30일 한 틱톡 계정에는 '한 여성분 덕분에 집갔어요. 감사해요'란 설명이 붙은 영상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좁은 골목길을 가득 메운 인파로 인해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한 시민의 자발적인 일방통행 제안으로 위기를 모면해서다.
1분 35초짜리 영상에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 29일 이태원 한 골목길 모습이 담겨 있다. 시간대는 저녁 7~8시쯤으로 추정된다.
영상을 보면 골목길 위쪽에서 이태원역 방향으로 내려가려는 사람들과 대로변에서 골목길 위쪽 방향으로 올라오려는 사람들이 대치하며 통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 때 한 여성이 상가 벽면에 붙어 큰 목소리로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라고 외쳤다. 또 "올라오지 말고 기다리세요. 내려가는 게 먼저에요. 밖에 올라오실 분들은 대기해주세요"라고 했다.
시민들은 이에 "좋아요" "네"라고 호응했고, 일부 시민들은 "내려가! 내려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후 시민들은 질서를 유지하며 내려가기 시작했고 "야~진짜 내려가진다" "내려가고 있어"라며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은 평소에도 인파가 많은 점을 고려해 "핼러윈 축제 때만이라도 일방통행 구간으로 지정했어야 했다" "골목길에 많은 인파가 모였을 때 경찰이 현장 교통 및 행인 통제를 잘했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등의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완화 국면에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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