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을 맞아 좁은 골목이 많은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이란 사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경찰, 지자체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안전 대비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대형사고를 예견할 수 있는 전조증상은 뚜렷했습니다.
좁은 골목이 즐비한 이태원 곳곳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몰렸고, 일찍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린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습니다.
사고 당일 이태원역을 이용한 승객은 약 13만 명.
주변에 한강진역과 녹사평역을 제외한 숫자만 이 정도로 경찰 등이 예상한 10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이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2019년 수준으로 10만 명이 모일 것이란 빗나간 예측을 내놓은 겁니다.
결국 경찰이 배치한 인력은 137명.
심지어 지난 27일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축제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하며 200명 이상을 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인원만 현장에 있었던 겁니다.
경찰과 소방 인력이 얼마나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놓은 대답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서울시 역시 특별대책을 마련하거나 별도의 상황실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산구의 대책회의는 인파 관리가 아닌 방역, 음식점 지도점검 등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모두 통행 관리에 실패한 겁니다.
좁은 골목과 인파, 사고의 위험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가운데, 관계기관들이 내놓은 대책은 부실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