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창평마을 숲속에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공부방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곳에서 민족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며 근대 교육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그 의미를 되새긴 '창흥학당'도 문을 열었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전남 담양 월봉산 중턱에 정갈한 옛 건물 하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월정은 조선시대부터 공부방으로 쓰이던 곳입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임진왜란 당시 의병 후손인 춘강 고정주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옵니다.
'신학문을 깨우쳐야 나라를 구할 수 있다'며 1906년 이곳에 '영학숙'을 세웁니다.
원어민이 직접 영어를 가르칠 만큼 학구열도 대단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춘강 선생은 이곳에서 2년 동안 후학을 양성하다 산 아래로 내려가 본격적인 근대 교육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이후 '창흥의숙'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116년 전통이 깃든 창평초등학교의 전신이 됩니다.
▶ 인터뷰 : 황거부 / 전남 담양군 창평 주민자치위원장
- "선각자들이 신문물을 빨리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개화를 해서 일제강점기에 많은 인물이 배출됐는데…."
실제 한국민주당 수석총무를 지낸 송진우,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 등 숱한 인재를 배출합니다.
창흥의숙의 의미를 살린 주민 편의공간인 '창흥학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여느 행사와 달리 개관식의 주인공은 지역 학생들입니다.
▶ 인터뷰 : 김동희 / 창평초등학교
- "(여기서)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될래요."
평생학습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도서관을 만들어 공부방으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이병노 / 담양군수
- "선배들과 같은 인물들이 여기서 배출될 수 있도록 그런 여망을 담아서…. 여기가 단순한 주민센터보다는 학생들의 교육, 주민들의 사랑방 기능을 할 수 있는…."
담양군은 근대 교육의 산실인 창평의 역사를 발굴해 교육 명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