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달러당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고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48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8월 국내외 증시가 '반짝' 상승했던 '베어마켓 랠리' 기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매수 규모다.
외국인들의 투자금은 시총상위 수출주에 몰렸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8608억원어치를 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는 78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외인 매수세의 가장 큰 요인을 환율에서 찾고 있다. 달러당 원화 가치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낮아진 환율을 고려하면 10월말 현재 2200대를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1400원대의 환율과, 역사적 평균 환율이 1100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코스피는 현재 1700대 수준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수출주로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거래가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 자금을 굴리는 만큼 매수세를 받아줄 수 있는 시총 규모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매수가 대형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자국 중심으로 산업 밸류체인을 재편하면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수혜를 노릴 것이라는 점도 외국인 매수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IRA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원하는 보조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로 한정하는 것이 골자다. 단순히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까지 미국과 우호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들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부터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본 등 해외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한국 배터리를 찾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2차전지 공급망은 미구고가 자유무역협정(FTA)가 맺어져 있지 않은 일본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기업 사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각광받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에서 IRA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OEM, 한국 2차전지 업체 또는 일본 배터리와 양극재 중심 한국 소재업체간 협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같은 흐름이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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