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마저 금지한 '발암물질' 빈랑…한약재로 5년간 103톤 수입

아레콜린 성분이 구강암 유발·중독·각성 증세 일으켜
관세청·식약처,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태

↑ 빈랑나무 열매 / 사진 =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에서 지난 2004년 2급 발암물질로 등록한 ‘빈랑(槟榔)’이 현재 국내에선 한약재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빈랑나무 열매는 중국의 전통 한약재로, 냉증을 앓거나 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서 씹는 용도로 사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이 발달하고 나서, 빈랑나무 열매는 구강암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빈랑에 함유된 아레콜린 성분이 구강암을 유발하고 중독과 각성을 일으키는 사실이 밝혀지며, 세계보건기구(이하 WHO) 국제 암 연구소는 2004년 빈랑 열매를 2급 발암물질로 등록했습니다.

중국에서도 2017년에 빈랑의 성분인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했지만, 사람들이 계속해서 즐기자 중국 당국은 2020년 식품 품목에서 빈랑을 제외하기도 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인터넷 등 매체 광고를 규제했습니다.

▲ 국내선 한약재로 쓰이고 있어

WHO가 2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음에도 국내에서는 빈랑이 한약재로 분류돼 수입통관 제재 없이 5년간 103t 넘게 수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올해는 8월 말 기준 30.3t이 수입되며 지난해 전체량 대비 1.42배 증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서인 관세청과 식약처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은 빈랑이 약사법에 따른 한약재로 관리돼, 검사필증을 구비하면 수입통관에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했으며, 식약처는 2025년까지 빈랑자 등의 안전성 평가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주관연구기관 선정도 안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성국 의원은 “애초에 안전성 평가가 실시되지 않아 위험성 여부가 담보가 안 되는 가운데, 식약처와 관세청이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며 “신속한 안전성 평가 등 주무부처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