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임금 삭감 감행했는데…”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수년간 지속된 적자에 사업 종료를 결정하며 전 직원 350여 명에게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를 통보했습니다. 노조는 올해 초 신준호 회장이 퇴직금 30억 원을 챙긴 점을 지적하며, 직원들은 어려운 상황 속 임금 삭감 등을 감내했지만 오너 일가는 곳간 채우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늘(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신준호, 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 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며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으나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르밀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이끌었습니다. 이후 2018년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노조 측은 신동환 대표가 경영한 이후부터 회사가 급격히 어려워졌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인성을 바탕으로 어떤 조언도 귀담아 듣지 않고 무능력한 경영을 해오며 회사가 적자 전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푸르밀은 2009~2017년 전문경영이 남우식 전 대표 체제에서 꾸준히 흑자를 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매출액은 각각 700억 원·2575억 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각각 50억 원·15억 원입니다. 그러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18년 이후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매출 또한 2018년 2301억 원, 2019년 2046억 원, 2020년 1878억 원, 2021년 1800억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이에 노조 측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반직 직원들은 반강제적 임금삭감을 당했고, 전주·대구 공장별로 인원을 축소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도 회장의 급여는 삭감하지 않았다고 성토했습니다.
아울러 “(정리해고는) 350명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시키며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며 “도의적인 책임도 없고 본인들의 입장만 취하는 신준호, 신동환 부자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습니다.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 2009년 사명을 이 같이 바꿨습니다.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가나 초코우유’ 등의 제품을 갖고 있습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공급 계약을 맺어 생산해 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