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 제공 = 서울시] |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올림픽 유치를 희망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거주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8%가 하계 올림픽 유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개최 시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외국인 관광 활성화' 81.4%, '스포츠 인프라 개선' 80.7%, '서울시 브랜드 가치 제고' 80.5% 등을 꼽았다. 반면 우려하는 부분으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대회종료 후 경기장 활용'(23.7%), '교통혼잡 문제'(23.0%) 를 걱정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소요 비용은 5조5000억원(1996 애틀랜타)에서 68조원(2008 베이징)까지 추정된다.
서울시는 올림픽 개최에 투입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기존 88올림픽 시설을 활용하고 대학과 민간 보유 스포츠시설을 공동사용해 시설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잠실에 2029년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2026년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이 계획돼 있는 만큼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시는 올림픽 28개 종목 국제규격 조건에 맞는 경기장 확보 방안도 검토했다. 서울 시내에는 13개 종목, 경기도와 인천시에서는 9개 종목 개최 가능하고 신축이 필요한 것은 6개 종목 2개 경기장 뿐이라고 결론 내렸다. 선수촌 건립 역시 과거 88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처럼 올림픽 이후 민간 분양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88 올림픽 때 5540세대 아파트를 건립해 올림픽 기간에 참가 선수단과 기자단 숙소로 활용 후 민간에 분양한 사례가 있다"며 "주택재개발사업으로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열리는 파리올림픽 선수촌도 도심에서 15분 거리인 생뚜앙과 생드니 지역을 재개발해 건설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부터 시작하는 유럽 순방 중 24일(현지시간)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바젤을 경유하는데, 이때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2036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될 경우 한국은 역대 7번째 2회 이상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가 된다.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을 포함하면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미국(5회), 영국(3회), 프랑스(3회), 호주(3회), 그리스(2회), 일본(2회) 등 6개국이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은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올림픽 유산 관리 능력이 검증된 도시"라며 "다시 한번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서울 경제 활성화와 도시경쟁력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서울 단독으로 추진하되, 여건이 허락된다면 남북공동 개최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와 정부는 지난 2019년,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를 준비했다. 같은 해 9월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한 '9.19 평양선언'에도 이 내용이 담겼다. 그러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도 경색됐고,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에 대한 논의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지난 해 7월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으로 결정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작년 '2032 서울-평양올림픽' 공동 개최가 무산되고, 그 실패 요인이 북한과의 공동 개최에 따른 불확실성과 시민들의 호응 없는 하향식 추진에 있다는 분석에 따라 실시됐다. 서울시는 인식조사는 시민 지지기반 확보와 더불어 IOC에서 제시하는 지속가능한 대회 개최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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