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KIA 타이거즈에 6-2로 승리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지켜봤다.
먼저 kt 선발 투수로 등판한 소형준(5.1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경험이 많이 쌓였고 또 여유가 보였다. 커터와 투심, 체인지업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완벽했던 투구에 비해 수비는 다소 아쉬웠다. 그 부분이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투수는 제2의 야수다. 수비만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재밌는 건 위기를 자초하고도 스스로 극복해서 막아냈다는 것이다. 완벽했던 투구의 옥에 티는 수비였다.
kt 야수들의 멋진 수비도 승리의 포인트였다. 멋진 수비가 수차례 나왔고 그 부분이 분위기를 살렸다. 뒤에 이야기하겠지만 KIA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유격수 심우준의 멋진 수비가 돋보였다. 단기전에서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한 장면이었다.
↑ kt 소형준은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단 한 가지, 수비만 빼고 말이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이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도자다. 우승을 한 번 하면 그 맛을 알게 된다. 선수들도 경험이 풍부하고 또 이 감독이 가지고 있는 단기전 운영, 멋진 투수 로테이션이 돋보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었다.
반대로 KIA는 선발 투수 션 놀린의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다만 KIA 투수들에 대해 종종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위력적인 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제구가 안 되어 한가운데 몰리다가 얻어맞는 경우가 잦다. 오늘도 놀린이 잘 던지다가도 공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실점했다.
또 나성범과 같은 베테랑의 수비 실책은 뼈아팠다. 큰 경기에서 수비 실책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kt가 여유로웠던 반면 KIA는 오랜만에 경험하는 가을 야구라서 그런지 심적 부담이 크지 않았나 싶다. 나성범 외에도 야수들의 전체적인 수비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본다. 여기에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베테랑의 수비 실책으로 분위기까지 내줬다.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럴 때마다 벤치가 느끼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 결과적으로 KIA는 계속 쫓기는 상황을 자초했다. 만약 수비 실책 없이 잘 막아냈다면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KIA 이의리는 TV로만 봐도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큰 경기 경험을 해야 큰 선수가 된다.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더 크게 아쉬웠던 건 잘 던지고 있었던 토마스 파노니를 더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안 좋아질 때까지 믿고 맡겼다면 어땠을까. 굳이 이의리가 나오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 부분이 안타깝다.
KIA의 불펜진은 약한 편이다. 파노니는 선발 투수고 그를 등판시켰을 때는 조금 더 길게 가져갔으면 했다. 그를 무리시키더라도 길게 가져갔다면 상황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한화 이글스 전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