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매물 가치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시각차가 크고 자금 경색까지 겹쳐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대형 딜 발굴에 주력하기보다 기존 투자 기업의 경영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관리 작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6건에 달했던 조 단위 거래 규모는 올해 SD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가 미국 머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한 거래, 브룩필드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설비를 인수한 거래 등 2건에 그쳤다. 올해 3분기 기업경영권 M&A(발표 기준·계열사 거래 제외·50억원 이상) 거래 규모도 총 7조119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21조4700억원 대비 3분의 1로 축소됐다.
IMM PE는 지난해 GS리테일과 공동 인수한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를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연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IMM PE는 최근 펫프렌즈를 통해 동물병원 병원경영지원회사(MSO) 아이엠디티와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형 건강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피터페터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다. 수십억 원대 자금을 투입한 아이엠디티 투자에는 GS리테일과 한화손해보험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투자는 반려인의 고충과 불편함이 가장 큰 시장이 펫 헬스케어 영역이란 점에 착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펫커머스(펫과 이커머스의 합성어) 펫프렌즈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팻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큰 그림을 그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이엠디티는 전국 60여 개 대형 동물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동물 의료 데이터 기반 펫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국내 최대 동물병원 가운데 하나인 VIP 동물병원의 창립자 서상혁 대표가 이끌고 있다. 표준화된 질병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험 상품을 출시해 반려인의 가장 큰 고충인 '높은 병원비'를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피터페터는 박준호 대표를 주축으로 서울대 생명과학부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유전자 정보를 안전하게 수집·분석해 반려인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IMM PE측은 "반려동물은 병이 생겨도 증상을 알아차리기 힘들어 병을 키우기 쉬운데, 아직까지 펫 보험이 활성화되지 않아 병원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며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볼트온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해온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화장품 위탁생산 전문기업 나우코스를 인수했다. 기존 포트폴리오인 화성코스메틱과 연관된 사업에 추가 투자하는 차원에서 인수를 진행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앞서 2016년 EMC홀딩스(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1250억원에 인수해 수차례 추가 M&A를 단행하며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후 2020년 SK건설에 1조500억원에 매각한 성공 사례를 갖고 있다.
중견 운용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난립해 있는 시내버스 회사를 연이어 인수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인수한 세운교통을 포함해 서울·인천·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16개 시내버스 회사를 인수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투자사인 헬스밸런스를 통해 카무르PE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천호엔케어 입찰 경쟁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홍삼, 다이어트식품, 건강기능식품, 이유식 등 건강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헬스밸런스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경쟁사 격인 천호엔케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을 볼트온하는 사례도 있다. 원익QnC와 SJL파트너스가 보유한 모멘티브테크놀로지스는 지난 7월 일본 쿠어스텍 나가사키 코퍼레이션의 도가니(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소재) 사업부를 인수하며 세계 도가니 시장에서 영향력을 끌어올렸다.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 시장에서 조달금리가 높아진 것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유지
안지수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최근 거시 환경이 악화 되는 상황에서도 주요 PEF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해 기존 투자사에 여유자금이 있을 경우 전략적 투자와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 시키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