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영 박사.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
지난 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만난 지 이틀 만에 부부가 된 결혼 8년차 한국인 남편과 13세 연하 우즈베키스탄인 아내가 출연했다.
아내는 "남편이 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국제결혼 하려고 우즈베키스탄에 왔다. 만난 지 이틀 만에 결혼하게 됐다"고 말했고, 남편은 "첫눈에 반한 건 아니고 참하게 생겨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는 "저의 삶을 바꿔보자. 더 잘 살아보자 하는 마음에 국제결혼을 하게 됐다"며 "남편에게 많이 무시당하다는 느낌이 든다. 엄청나게 환상이 깨졌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8년이 지난 지금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의 고민은 남편의 무시와 폭언, 무직인 채 게임에 빠져사는 모습 등이었다.
영상에서 남편은 늦게까지 자다 일어나 아내가 차린 식사에 "맛이 없다", "이 따위로 음식을 만들었냐"고 타박했다. 정성스레 만들어준 장어구이를 먹으면서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맛이 없긴 하다"고 불평했다.
국제부부는 경제적 사정상 아이들을 부산 시댁에 맡겨두고 주말만 함께 지냈다. 남편은 1년 넘게 무직이었고, 우즈베키스탄어·러시아어·한국어 등 3개 국어가 가능한 아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외국인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남편은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이 XX", "적당히 하고 꺼져라" 등 욕설과 손가락욕 등을 계속했다. 아내는 남편의 욕설에 대해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 화났을 때,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쏟아붓는다"며 "하도 욕을 많이 해서 욕인지 대화인지도 분간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남편은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다 보니 (욕설을 많이 했다)"고 황당한 해명을 했다.
↑ 오은영 박사.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
오은영 박사는 "국제결혼의 경우 연애 기간이 거의 없고,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인 문제가 많이 되기도 한다"면서 "비싼 돈 들여 결혼한건데 왜 내 마음대로 하면 안되냐?'고 하기도 한다"고 국제결혼하는 남자들의 아내에 대한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즈베키스탄인 아내는 "남편이 널 사왔다고 한다"고 전하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편은 장난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오은영 박사는 "친구 간의 장난스러운 욕과 무시, 분노가 섞인 진짜 욕이 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는 또 "관계 시작이 불평등하게 시작된다"고 근본적 문제점을 짚으며 "국제결혼 하는 경우 다문화 가정의 결혼 지속기간, 얼마나 결혼 생활을 하는가 통계를 내봤더니 평균 8.3년이었다. 지금 딱 8년차 아닌가. 남일 같지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결혼이란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할 때 말도 안 통하는 사람과 이틀 만에 결정했다"며 "욕하는 것과 별개로 아내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사랑하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물었다.
남편은 "솔직히 반반이다. 엄청 사랑하진 않는다. 반은 좋아하고 반은 사랑한다"고 말했고, 아내는 이런 남편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남편은 집안일이나 육아는 내팽개치고 게임 중독에 빠져 있었다. 남편은 주말에 부산 본가에 아이들을 보러 가며 컴퓨터를 챙겨 갔다. 게임할 때 말을 걸거나 부탁하면 화를 내는 등 게임에만 빠져 있었고 아이들은 나몰라라 했다.
이런 남편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게임 중독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서발달이 미숙해 불편한 감정을 다루지 못한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회피하고 도망치는 특성이 있다. 무직으로 인한 괴로움을 잊으려 게임으로 도망 치는 것이다. 내일이라도 일이 생기면 당장 게임을 그만둘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1도 잘못한 게 없는 것 같다. 결혼 생활에 충실하다"며 "(남편은) 불편한 감정이 들면 진심과 반대로 삐딱하게 말하는 습성이 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속마음을 얼굴 보고 말하기 힘들다면 하루에 하나씩 영상으로 찍어 보내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3월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국제결혼 건수는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인구이동이 감소한 영향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