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공급한 주택에 쓰이는 양변기들이 수도법에서 정한 6리터를 초과하는 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무늬만 절수형' 양변기들이 설치돼 8년간 542억 원의 수도세가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LH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관리·감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노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2019년 준공돼 LH가 임대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변기 사용에 물이 얼마나 쓰이는지 측정해보니, 1회 사용량은 8.9L, 규정인 6L보다 50%가량 많습니다.
또 다른 LH 분양아파트는 30% 정도 많은 7.7L가 사용됩니다.
수도법에 따라 2014년 이후 양변기 물 사용량을 6L 이하로 제한했지만, LH가 분양하거나 임대한 아파트 10곳을 실측한 결과 단 한 곳도 법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한 곳은 두 배에 가까운 11.3L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LH 측은 실제 인증받은 절수형 양변기를 사용했지만, 설치 당시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LH 관계자
- "물이 잘 안 내려가는 느낌이 들면 거기에 따른 민원이 있다 보니까 시공할 때 아예 그런 걸 감안해서…시원하게 내려가게 (양변기 물 사용량이) 조정이 된 것 같아요."
LH는 단가가 낮은 '무늬만 절수형'이 아닌 실제 절수등급이 높은 양변기를 설치하고, 준공 허가 등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박정하 / 국민의힘 의원
- "물도 많이 낭비가 되고 있고, 서민층이 수도료를 더 많이 내는 상황이고, 제대로 된 (절수형 양변기) 제품을 소비자인 입주자들이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법규 미준수로 LH가 전국에 공급한 주택에서만 542억 원의 수도요금이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현장실측 :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
영상취재 : 최영구·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