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씨, 평범한 사람들을 코카인 밀매에 활용하기도
↑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 사진 = 연합뉴스 |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수리남’이 남미에서 마약을 밀매하다 2011년 붙잡혀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실존 한국인 조봉행 씨를 모델로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입니다.
실제 조봉행의 판결문을 통해 그의 범죄 행각을 살펴봤습니다.
조봉행은 2011년 한국 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2016년 4월 19일 광주시 대학병원에서 64세의 나이로 사망해 '병사' 판정받았습니다.
사망 원인은 심부전과 고혈압 증세입니다. 당시 조 씨는 전남 해남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고, 고혈압 등 지병 악화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조봉행은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남아메리카의 수리남에서 냉동 기사로 일했습니다. 이후 조봉행은 마약 사업에 발을 들였으며, 수리남 현지 출신 마약 조직원들을 통해 남미에서 코카인을 사들이고, 한국인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삼아 유럽으로 밀반입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김희준 변호사에 따르면, 조 씨는 전업주부와 용접공 등 평범한 사람들을 코카인 밀매에 이용했습니다.
2004년 4월, 조봉행은 수리남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인 A·B씨에게 “유럽으로 코카인을 운반하는 일을 도와주면 마약 조직으로부터 1인당 2만 달러씩 받게 해주겠다. 그러니 한국인 마약 운반책을 통해 4∼5백만 원을 주고 남은 돈을 나눠 갖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A.B씨는 한국인 마약 운반책을 모집했고, 그들에게 "금광 원석과 보석 운반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거짓말했습니다. 제안을 받아들인 한국인 C·D씨는 2004년 10월 한국을 떠나 수리남에 있는 조봉행의 집에서 머물렀고, 조봉행은 자신의 집에 약 일주일 정도를 머물게 했습니다.
한국인 C·D씨는 수리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이아나 공항에서 프랑스 오를리 공항으로 출국했습니다. A·B씨는 이들의 출국 수속을 밟아주면서 여행용 가방에 코카인 37kg를 넣었습니다.
코카인을 운반하던 C·D씨는 프랑스 오를리 공항 세관 검색에서 코카인이 발견돼 프랑스 경찰에 바로 체포됐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파리 공항에서 체포돼 2년간 외딴섬에 수감된 C·D씨의 이야기는 앞서 영화 '집으로 가는 길'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조봉행은 1988년에 한국에 입국했고, 사기죄로 수배받자 다시 1994년에 수리남으로 도주해 2000년대부터는 중국과 수리남을 왕래하며 수산물 가공·제조업에 종사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전요환이 대통령을 주무르는 것처럼 그는 수리남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였습니다.
한편 이들이 검거된 이후에도 “에메랄드 원석을 페루에서 네덜란드로 운반해 주면 4,000달러를 주겠다”고 거짓말하며 한국인 E씨를 2005년 3월 페루로 출국시키는 등의 범죄행위가 이어졌습니다.
페루에 도착한 E씨는 마약 조직원인 수리남인 F씨를 만나 네덜란드행 비행기 표와 코카인 11.5kg이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건네받았습니다. 네덜란드로 출발하기 하루 전 가방에 코카인이 든 사실을 알게 된 E씨를 조봉행은 “F씨가 시키는 대로 하면 아무 일 없다”며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E씨 역시 페루 리마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중 코카인이 적발돼 페루 경찰에 체포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조 씨는 지난 2009년 7월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2011년 국내로 압송됐고,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당시 재판장 배준현)는 2011년 9월 30일 조봉행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조봉행의 코카인 운반 행위는 남미·유럽 등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조봉행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마약 대부로 불리는 한인 목사(황정민)를 잡기 위해 민간인(하정우)과 국정원 요원(박해수)이 비밀 작전을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