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교수 "동전의 경제화 고민도 필요"
↑ 거스름돈 계산 / 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버스 안에서 종종 청소년들은 현금으로 버스요금을 내면서 귀찮거나 부끄럽다는 이유로 거스름돈을 외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쯤 서울의 한 중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 모(15)양은 버스 요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양은 "편의점 과자 하나도 1,000원을 넘는데 거스름돈 몇십 원, 몇백 원을 받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버스 안에 사람이 많을 땐 서서 잔돈을 받기가 부끄럽기도 하다.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한 비용인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 모(15)양 역시 "시간이 부족한데 교통카드에 돈이 없거나 주변에 편의점이 없어서 충전하기 귀찮을 때 현금을 낸다"며 "이미 자리에 앉았는데 거스름돈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동전을 받으면 소리도 나고 귀찮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정확한 버스요금을 모른 채 "거스름돈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청소년도 여럿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현상에는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된 사회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는 현금 없는 버스도 작년부터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을버스 기사 A씨는 "학생 중 10%는 현금을 내는데, 거스름돈을 가져가지 않는 비율이 체감상 절반 이상"이라며 "1,000원을 내고도 450원의 거스름돈이 필요 없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버스 기사 B씨도 "거스름돈을 안 가져가는 건 학생들뿐"이라며 "심지어 거스름돈을 가져가라고 해도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어 황당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어른들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편의주의와 화폐가치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귀찮다는 이유로 작은 돈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잔돈도 모으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편리함과 단순함, 신속함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990원' 같은 불필요한 10원 단위는 없애는 등 동전의 경제화를 고민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