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천장에서 오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A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 25분쯤 서울 강남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의 모친이 병원에 입원해있었기 때문이다.
2층 중환자실 앞 복도에서 대기하던 A씨는 난데 없이 천장에서 쏟아진 오물을 그대로 뒤집어썼다.
지은 지 40년 넘은 병원 건물 화장실 하수관이 막히면서 오물이 역류하다 결국 터진 것이다. 각종 오물은 천장의 마감재까지 무너뜨렸고, A씨 머리 위로 쏟아졌다.
A씨가 촬영한 당시 사진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양의 오물 덩어리와 하수가 바닥으로 퍼져나갔다. 일부는 중환자실 내부로 흘러 들어갔고, 악취가 진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후 병원 측 조치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와 직원들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떠났고, 콜센터에 연락했으나 근무자가 없어 자리에 그대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오후 10시30분이 돼서야 수술방 샤워실에서 간단히 씻을 수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모친이 지난 18일 퇴원할 때 병원 측에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이튿날인 19일 전화를 걸어와 세탁비를 물어주겠다고 말했으며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고 그는 전했다.
A씨는 "자칫하면 천장이 무너지면서 인명피해까지 있을 수 있었던 사고였지만, 그저 전화 한 통으로 무마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최고 상급병원의 사고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웠다"며 "정신적인 충격으로 건물 안의 천장만 보아도 불안하며, 아무리 씻어도 몸에서 냄새가 계속 나는 것 같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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