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 남성이 한강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는데, 당시 바로 옆에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이 남성을 구조하고 나서 장소도 옮기지 않고 다리 위에서 지인을 자처한 한 남성에게 신병을 넘겨줬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교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광진구와 강동구를 잇는 천호대교입니다.
오늘(16일) 낮 20대 남성 A 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수난구조대 관계자
- "저희가 8차례에 걸쳐서 수색을 했고…신원 확인이라든지 그런 쪽은 경찰 쪽에서 하기 때문에. "
그런데 MBN 취재 결과 이 남성의 사망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당초 어제 오전 0시 10분쯤, 천호대교에서 한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순찰차 두 대와 소방당국이 즉각 출동해 난간을 붙잡고 있던 A 씨를 구조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지인을 자처한 다른 남성이 나타나 A 씨를 데려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관과 소방대원은 수 미터 떨어져 두 사람이 가는 걸 지켜봤는데, 갑자기 A 씨가 재차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탠딩 : 이교욱 / 기자
- "다급하게 구조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이 남성은 수색 36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다리 위가 아닌 별도의 장소로 옮겨 A 씨의 신병을 넘겨줬거나, 경찰 조사가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서울 강동경찰서 측은 출동 직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었다며, 초동 조치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ducation@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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