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숨진 포항 아파트 주차장이 침수될 때 입구가 찍힌 블랙박스에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얼마나 급했던지 차가 들어가는 쪽으로도 역주행하며 탈출을 시도하는 차가 있었습니다.
어떤 차는 침수된 주차장 안으로 빨려 들어갔는데, 다행히 몇분 뒤 운전자가 간신히 빠져나오기도 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태풍이 접근하면서 폭우가 쏟아지던 아침.
지하주차장에서 차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주차장 밖에는 이미 허벅지까지 물이 찼습니다.
먼저 나온 차들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보니 뒷차들은 입구 앞에 한참 멈춰 서 있습니다.
다급해지자 차가 들어가는 입구 쪽으로 역주행해 나오기 시작합니다.
통로가 좁아 위험하지만 2대가 동시에 탈출한 겁니다.
블랙박스 속 6분 동안 탈출한 차량은 15대뿐.
흰색 SUV를 마지막으로 더는 나오는 차량이 없었습니다.
이미 주차장은 입구까지 물이 찬 상황.
그런데 차량 한 대가 갑자기 침수된 지하주차장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다행히 2분 뒤 운전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간신히 물에서 빠져나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재해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지하주차장에는 아직도 물이 다 빠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듯 입구에는 탈출하려던 차량들이 줄지어 뒤엉켜 있습니다."
경찰은 어제 1차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습니다.
▶ 인터뷰 : 정용민 /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장
- "자동차들이 주차된 장소를 확인하고 사망자들이 발생한 위치와 비교 대조해서 사망자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서 파악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국과수와 합동으로 배수시설의 결함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김현석 기자,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