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에 살고 있는 1주택 소유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전문가는 사업성이 좋은 곳이라면 향후 재건축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보유해도 괜찮다는 반응이다. 시기가 조금 늦어진다고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닌 이상 장기 보유가 가능한 사람은 그냥 보유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보유 주택이 1기 신도시 내에서도 하급지에 있다면 이번 하락장을 이용해 1기 신도시 내 상급지나 서울 상급지로 갈아탈 것을 권유했다. 또한 서울 상급지로 갈아타기는 1기 신도시 상급지 주택 보유자에게도 유효한 전략이라는 조언이다. 예를 들어 분당 시범단지에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송파구 급매물을 매수하는 등 전략을 말한다.
보유 주택을 매각하고 다른 경기도 지역으로 가라고 권유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경기도 내에서 1기 신도시 지역이 향후 사업성과 기반시설 등을 감안하면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과는 상관없이 매력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용적률이 낮고, 중대형 평형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사업성이 좋기 때문에 계속 보유해도 무리가 없다"면서도 "소형 평수 소유자는 (이번 기회에) 평수를 늘려 갈아타기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GTX 역과의 접근성과 서울 진입에 유리한 단지를 중심으로 갈아타기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역시 "서울 상급지로 갈아타는 경우가 아니라면 1주택자들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하더라도 시장 하락기를 이용해 1기 신도시 내 상급지나 서울 상급지로 이동하는 전략도 좋다"고 밝혔다.
1기 신도시 내 다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경우 그대로 보유해도 좋지만, 가치가 떨어지는 곳의 주택은 매각해서 몸집을 줄일 필요도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의 경우 입주까지 10년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보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정부 계획대로 2024년에 마스터플랜이 발표될 시기가 오면 1기 신도시 내에서도 상급지와 하급지가 나뉠 수 있다. 이때 다주택자들은 하급지 보유 주택을 매각할 필요도 있고 1주택자들도 갈아타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지영 더피알 이사는 "세금 부담이 크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기간 내 매물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훈 리얼비전경제연구소장은 "다주택자 역시 가격이 좋지 않은 지금 시점에 매도할 필요는 없고, 양도세와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상급지에 급매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보유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보유에 좀 더 무게를 뒀다.
1기 신도시 입성을 노리는 무주택자라면 하락기인 지금부터 역세권 위주 입지가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를 적극 노리라는 조언들이 나왔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 추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관련 물량들이 나올 수 있는 내년 상반기가 매수 적기라는 권고가 많았다. 박합수 교수는 "내년 상반기 정도가 무리 없어 보이며, 사업성이 좋은 일산 마두역·주엽역 일대와 분당은 정자역·미금역 일대, GTX 노선이 지나가는 이매역 근처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대표 역시 GTX 노선이 지나가는 곳 위주로 매수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이승훈 소장은 "1기 신도시는 어떤 방식으로든 개발되기 마련이라 지금 가격이 주춤할 때 매수할 만하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가격 오름세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 매수하는 것을 권한다"며 매수 시기를 좀 더 앞당길 것을 조언했다.
1기 신도시 중 유망 투자 단지나 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들을 꼽는 이가 많았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대규모 단지로 사업성을 키울 수 있고, 분당중앙공원이라는 대형 공원이 있으며, 수내역과 서현역 인근 상권과 학원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좋은 용적률, 분당 재건축 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들이라는 점 등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노지영 이사는 "분당 시범단지 삼성한신아파트의 경우 용적률 191%,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 19.5평, 3종 주거지, 1781가구의 대단지, 서현역 초역세권, 우수한 학군 등을 감안하면 실거주 여건도 우수해 매수할 만하다"고 밝혔다.
최환석 센터장은 "분당은 강남, 판교와의 접근성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곳으로 정자역(신분당선, 분당선)이 인접해 재건축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상록마을 인근 아파트들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금 여력이 떨어진다면 일산 쪽 아파트들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박합수 교수는 "일산 주엽역 일대 문촌마을 신안아파트, 대원아파트 등은 호수공원 및 일산 킨텍스 GTX역과 접근성이 좋고 재건축 사업성도 괜찮은 편"이라며 "마두역 일대 삼환유원아파트 등도 교육환경과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 매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준석 대표 역시 분당 시범단지를 최선호 지역으로 꼽으면서도 "GTX-A 개통, 3호선 연장과 신분당선 연결 전망 등으로 서울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라 일산 아파트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2024년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발표 예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최근 부동산 시장 하락과 맞물려 1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도 연말까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합수 교수는 "시장 전반적으로 대출 금리 인상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에 1기 신도시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어 연내 약보합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에 좌우될 확률이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개발과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지영 이사는 "대선 전후 개발 기대감으로 단기 상승했지만 최근 정부 발표로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고 수도권 아파트 거래절벽이 길어져 당분간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