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매우 강' 태풍 힌남노…한반도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힌남노가 강하게 발달해 태풍의 눈 관찰돼
기상청 관계자 "힌남노가 열대 요란을 병합해 강화할 가능성 있어"
31일까지 전국 곳곳 최대 100mm 비

↑ 30일 오전 11시 30분 천리안위성 2A호에 포착된 제11호 태풍 힌남노(붉은 색 원) / 사진 =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매우 강한 태풍으로 급격히 발달해 다음달 2일 진행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우리나라 쪽으로 접근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상예측모델들은 태풍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지만 티베트 고기압 등 태풍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큰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30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930㎞ 해상에서 중심 기압 945헥토파스칼, 중심 최대 풍속 초속 45㎧, 강풍 반경 300㎞의 ‘매우강(최대풍속 초당 33~43m)’ 태풍으로 발달해 시속 32㎞ 속도로 서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힌남노가 강하게 발달하며 새벽부터 태풍의 눈이 뚜렷이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으로 나뉘며 '매우 강'은 최대풍속이 '44㎧ 이상 54㎧ 미만'인 경우입니다.

또 “태풍 힌남노가 31일부터 다음달 2일 사이 속도가 느려지고 정체하면서 주변 열대 요란과 병합해 세력을 크게 키운 뒤 남서진하던 진로를 북쪽으로 전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30일 오전 10시 힌남노 예상 경로 / 사진 =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 ‘급격히 발달’…왜?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상하층 사이의 바람 속도의 차이가 작아 태풍이 크기를 키우기 좋은 조건인데다 대기 상층에 공기가 주변에 확산하기 좋은 조건을 갖춰 태풍이 아래에서 위로 빨아 올린 공기를 주변으로 넓게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라며 "여기에 태풍 이동 경로상의 해수면 온도가 30도 안팎으로 매우 높은 것도 태풍이 발달한 원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의 중심 최대 풍속이 24시간 안에 초속 15m 이상이 증가할 경우 ‘급격한 발달’이라고 표현합니다. 태풍 힌남노는 29일 오전 9시만 해도 중심 기압이 985헥토파스칼, 중심 최대 풍속 초속 27m였으나 24시간 뒤인 이날 오전 9시 중심 기압은 945헥토파스칼로 낮아지고 최대 풍속은 초속 45m로 18m가 빨라졌습니다.

기상청은 애초 힌남노가 약해지면서 힌남노 남서쪽에 있는 열대 요란이 제12호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뿐만 아니라 힌남노가 열대 요란을 병합해 강화할 가능성을 놓고 분석해왔는데, 현재로서는 두 번째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 수치예보모델 별 힌남노 예상 경로 /사진 = 연합뉴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힌남노 북쪽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로 북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 현재는 힌남노가 서진 또는 서남진하며 30~31도의 고해수온역을 지나 바다로부터 더 많은 열과 수증기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31일∼9월2일 사이 주변의 열대 요란을 병합해 강도가 크게 증가한 뒤 남서진에서 북쪽으로 진로를 바꿔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태풍 이동 경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티베트 고기압입니다. 티베트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태풍의 북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약하면 태풍 이동에 서진 경향이 남아 있게 됩니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지금 시점에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오키나와 인근 정체가 끝나는 다음달 3∼4일 분명한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강하게 발달하고 경로상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예상돼 기상청은 중기 예보에서 2일부터 남부와 제주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힌남노가 대한해협을 지나도 우리나라가 위험 반원에 들진 않습니다. 위험 반원은 태풍과 주위 풍향이 일치해 풍속이 합쳐지는 구역으로 북반구에선 진행 방향 오른쪽입니다. 물론 위험반원에 들지 않아도 강풍 등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 "태풍 강도와 경로에 변동성이 대단히 큰 상황이니 최신 기상 정보를 확인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기상청은 31일까지 전국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30일 중부와 전북·경북, 제주도에 비
▲31일 새벽(3~6시)까지 수도권, 아침(6~9시)까지 충남권과 전라권, 오전(6~12시)까지 강원 영서와 충북, 오후(12~6시)까지 강원영동과 경상권에 비
▲30~31일 예상 강수량은 중부 지방(경기 북부, 강원 북부 내륙 제외), 전북 북부, 전남 동부 남해안, 경북 북부, 경남권 남해안, 울릉도·독도 20~70mm(많은 곳 강원 남부, 강원중·북부 산지, 충북 북부, 경북 북동부 100mm 이상)
▲경기 북부, 강원 북부 내륙, 전북남부, 전남권(동부 남해안 제외), 경북권 남부, 경남권(남해안 제외), 서해5도, 제주도는 5~40mm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jy1748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