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잃은 우리나라가 소비국을 넘어 이제는 제조국으로 변질되어가는 모양새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인데요,
김순철 사건반장과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조금 전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마약사건을 전해드렸는데, 이 내용 좀 더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우선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차원이니 시청자분들께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해당 범행에 사용된 건 사람이나 동물에게 투여되는 수면마취제인 케타민입니다.
색깔이나 냄새가 없고 환각 작용이 빠르게 나타나 마약으로 악용된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방 안에서 간이저울까지 확인했는데 투여량을 조절하기 위함인 듯 합니다.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보니 이곳은 다세대 주택가였는데 마약이 아예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든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 질문 2 】
그런데 이렇게 몰래 혼자서 마약을 소비를 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아예 직접 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같아요.
【 기자 】
네, 최근 서울 강북구의 한 중국집 창고에서 무려 1년 넘게 필로폰을 제조하고 대마초를 30대 남성이 검거됐습니다.
이 남성은 다른 마약사범에게 SNS로 "직접 만들어보려고 한다, 만들다 화상을 입었다"라고까지 했다는데요.
은밀하게 마약을 혼자서 제조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장기간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왔다는 것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 질문 2-1 】
붙잡힌 남성이 필로폰 원료를 일반 시중 약국에서 산 약품에서 추출해 만든 게 더 문제가 아닌가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검거된 이 남성이 필로폰 제조에 사용한 건 시중 약국에서 구한 약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원물을 해외에서 들여와 2차 가공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 구하고 제조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거든요.
마약제조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 질문 3 】
그런데 마약을 직접 들여오는 경로가 더욱 음성화되고 있어 단속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기자 】
네, 마약 단속의 시작은 구매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것일텐데요.
예전에는 인터넷 상에서 은어를 사용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연결됐다면, 최근 양상은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바로 특수한 경로로만 접속이 가능하고 추적이 어려운 일명 '다크웹'에서 마약을 사고 파는 건데요.
최근 경찰이 이런 사이트를 통해 대마를 사고 판 일당 178명을 검거했습니다.
이같은 마약 거래에는 추적이 쉽지 않은 가상자산과 텔레그램 등이 이용됐다고 하는데요,
다크웹 운영자들이 마약 판매책에게 보증금 300만 원을 받고 광고글을 올려주고, 또한 거래가 성사되면 수수료 10%를 받는 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 질문 4 】
하지만 단속을 피해 압수되는 마약이 점차 늘어나는 것도 상당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죠?
【 기자 】
대검찰청에 따르면 압수된 마약은 지난 2017년 155kg에서 지난해 1,296kg으로 무려 8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렇게 밀수된 마약은 결과적으로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3년 간 적발된 마약 사범은 1만 명을 웃돌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8,500명을 넘어섰는데요,
특히 지난해 서울권 10대 마약사범은 66명으로 2018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사범의 재범률도 40%에 육박하는 만큼 처벌을 강화하고 정밀하게 사후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할 것 같고요,
재활치료에 대한 예산 마련도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순철 사건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