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뽑힐 수 있을까요. 국가대표, 뽑아주십시오.”
‘아기호랑이’ 정해영(21)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해영은 올 시즌 풀타임 마무리 투수 2년차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아직 경험은 적지만 커리어만큼은 쟁쟁한 선수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
↑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내년 줄줄이 열리는 국제대회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김원익 기자 |
최근 어깨 염증으로 한동안 엔트리에서 이탈했지만 23일 1군 엔트리에 복귀, 25일 세이브를 추가한 결과다. KIA가 올 시즌 내내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정해영의 공헌도를 절대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24일 만난 정해영은 “이탈해 있어서 팀 동료들과 선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라면서 “그렇지만 일단 빠져 있었기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최대한 회복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정해영은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20세 9개월 9일의 나이로 KBO 통산 최연소 50세이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1명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그런만큼 실점이나 블론세이브 상황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최근 부진했던 상황들에 대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복기에 정해영은 “앞으로 10번은 넘게 실점하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으면서도 “‘대량실점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공교롭게 24일 키움전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한 정해영은 하루가 지난 25일 LG전 1.1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천신만고의 2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3일 한화전 이후 22일 만의 세이브 수확이었다. 후반기 9경기 11.57의 난조였기에 더욱 간절한 세이브이기도 했다.
↑ 정해영은 풀타임 마무리 투수 2년차, 프로 3년차 시즌인 올해 26세이브를 기록하며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런 정해영을 코칭스태프는 그만큼 단단히 신뢰하고 있다. 24일 블론세이브 직후 김종국 KIA 감독은 “지금까지 잘해준 만큼 (부상 공백이나 부침 등에 대해) 정해영이 미안해할 필요가 절대 없다”며 강한 어조로 신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정해영도 “큰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내가 마무리투수이고 경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역할이기에 우선 결과만 생각하려 한다”면서 “다음 경기에서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며 의지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런 정해영이 국가대표에 선발 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성적과 선발의 당위성 모두 충족하고도 남는다. 내년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해 2023 WBSC 프리미어12, 2022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등 줄줄이 잡힌 국제대회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명제는 좋은 성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불과 만 21세의 나이에 리그를 대표하는 성적을 기록 중인 정해영을 KBO 기술위원회가 대표팀으로 뽑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두 가지 명분을 모두 놓치는 셈이다.
↑ 좋은 성적과 세대교체를 향후 대표팀의 명제로 내걸고 있는 KBO 기술위원회가 정해영을 대표팀으로 발탁하지 않는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게 되는 셈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만큼은 강했다. 정해영은 “뽑아주시면 정말 영광”이라며 눈을 빛낸 이후 “하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만약 발탁된다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마침 KIA에서 정해영과 함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높은 2년차 좌완
KIA의 좋은 성적과 개인 성적을 모두 잡는다면 정해영의 열망도 결코 꿈은 아닐 것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