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점’ 유영철 38점…강호순 27점
↑ 지난 4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며 얼굴을 가린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 / 사진=연합뉴스 |
남편을 물에 뛰어들게 해 숨지게 한 이른바 ‘계곡살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은해 씨가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기준을 웃도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오늘(26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의 11차 공판에서 계곡 살인 사건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이 씨의 각종 기록을 토대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 25점보다 더 높은 31점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대상자(이은해)를 만나지 않고 수사 기록, 과거 전과기록, 생활 기록 등을 토대로 20개 문항의 채점표에 의해 검사했다”며 “이 씨의 점수는 31점으로 영미권 국가에선 30점, 우리나라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범죄자는 연쇄살인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유영철로 38점입니다. 강호순은 27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씨 측 변호인은 간접 자료만 갖고 검사한 결과는 효력이 없다며 검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 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뿐 아니라 자기도취적 성격 문제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반사회성 등 두 개 부문에서는 만점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왔다”며 “대인관계나 생활양식 등도 피해자와 착취 관계를 형성했고 이 씨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서 생존한 게 아니었던 점 등에 의해 점수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교수는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씨와 피해자는 돈으로 매개한 ‘착취관계’였다며 “(피해자는) 정서적 학대 상황에 놓인 피해자라고 볼 수 있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상태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영국에서는 (이런 상태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 살인으로 선고한 판례가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씨와 조 씨는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피해자 윤 씨를 뛰어들게 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이들은 2차 검찰조사를 앞두고 잠적해 4개월 만에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계획적 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