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피부양자 자격 까다로워진다…"배우자·자녀 외 6개월 국내 체류해야"

↑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피부양자 관련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외국인 피부양자 기준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의 일환이다.
2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외국인이 건보에 무임 승차할 수 있는 피부양자 자격을 얻으려면 국내에 일정 기간 머물러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을 뜻한다. 현재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피부양자가 되는 데는 차별이 없다.
즉, 건보 당국이 정한 일정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부양요건 기준을 충족하면 내국인 직장 가입자든 국내에 기반을 둔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장가입자든 차별 없이 자신의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외국인 직장가입자들이 국내에 같이 살지 않고 외국에 체류하는 가족까지 피부양자로 올린 뒤 건보 혜택만 받게 하는 일이 발생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외국인의 경우 소득 및 재산요건 충족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더욱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입국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피부양자로 인정해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피부양자 자격이 되는 국내 체류 기간은 6개월 이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국인 피부양자 기준 변경시 외교관이나 외국 기업 주재원의 가족 등은 바로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외국인 직장 가입자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는 예외로 하고, 부모나 성인자녀, 형제자매 등에게는 입국 후 6개월의 국내 거주 기간이 지난 뒤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외국인 피부양자 기준 개선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난 1월말 페이스북에 지난해 말 외국인 직장가입자 중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까지 등록해 온 가족이 건보 혜택을 누리거나, 약 10％만 의료비를 부담하고 33억원의 건보 급여를 받아 간 외국인 피부양자도 있었다고 지적하며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