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철학자'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60)이 암살 표적으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의문의 차량 폭발 사고로 딸을 잃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극우 사상가인 두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획자'로 불리며 표적이됐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두긴은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강조했고 '유라시아리즘'의 창시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결심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긴은 당초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였으나 1990년 대 소련이 해체될 무렵 서방의 영향력에 대항해 러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목 받지 않았던 이런 극우 민족주의적 사상은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 정치권의 주류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두긴은 '푸틴의 철학자'로 불리게 됐다.
푸틴 대통령도 소련의 붕괴를 '역사적 비극'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옛 소련을 동경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이끄는 서방에 경도된 우크라이나를 해방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도 두긴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두긴은 러시아를 유라시아 제국의 중심으로 보는 '러시아 월드'의 정신적 토대를 놓은 인물이 됐다고 CNN은 평가했다.
실제 두긴은 2014년 크림반도의 강제병합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일부라는 개념을 되살렸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사라지던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각계각층, 지역에서 전면적인 반란을 일으키라고 우크라
두긴은 또 이번 폭발 사고로 딸이 숨지기 직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 사회전체가 전시 조직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하나의 문명으로서 서방에 대항해야 한다"는 비장한 글을 올렸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