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외인 투수 문제로 내내 고전했던 KIA 타이거즈. 이제는 션 놀린-토마스 파노니 외국인 듀오가 희망이다.
KIA는 전반기 놀린의 부상 이탈과 로니 윌리엄스의 부진 및 부상 등으로 외국인 투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두 선수가 기록한 승패 합산은 5승 8패에 그쳤다.
각각을 봐도 로니가 전반기 10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 5.89에 그쳤고, 놀린은 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 3.53에 머물렀다.
↑ 전반기 외국인 투수로 고전했던 KIA 타이거즈. 이제 후반기 희망은 션 놀린(좌)과 토마스 파노니(우) 외국인 듀오다. 사진(좌)=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우)=천정환 기자 |
거액의 몸값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투수가 이제 갓 루키의 탈을 벗은 이의리 한 명만 못한 기여도를 보였으니, 성적과 승수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사실상 전력의 마이너스나 마찬가지였다.
전반기 KIA의 내국인 선발과 타선, 불펜이 선전했음에도 5위에 머물렀던 건 이처럼 팀 전력에 핵심적인 요소인 외국인 원투펀치가 제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KIA가 후반기부터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전반기 이전 로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파노니는 4경기에서 평균 5이닝을 넘는 21이닝을 소하하며 적어도 로니보다는 나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 편차는 다소 있지만 내용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14일 LG전 4.1이닝 4실점 패전 이후 22일 롯데전 5.1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투구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NC전에서 5.1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1자책)을 하며 다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실책으로 비롯된 실점이 있었기에 자책점은 1점이었다.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실점 내용.
↑ 토마스 파노니는 KBO리그 경기를 치를 수록 점차 내용이 좋아지고 있고, 한국 무대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
적어도 볼볼을 남발하며 무너지는 유형은 아니라는 게, 현재까지 파노니에 대한 평가다. 현역 시절 레전드 출신의 투수였던 정민태 전 한화 투수코치는 “구위면에선 그렇게 위력적인 투수라고 보기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이전 기록이나 3일 경기 내용을 봤을 때 거의 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커브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제구력, 특히 커터의 제구력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대량 실점 없이 완벽하게 투구한 것 같다”며 3일 달라진 파노니의 투구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정민태 전 코치는 “만약 파노니가 횡으로 휘거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공이 추가된다면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지금의 좋은 제구력으로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려운 투구를 할 수 있어 보인다”며 향후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몇 가지 단서가 붙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평가다. 파노니가 우선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계속 QS에 근접한 투구만 해줘도 KIA로선 큰 힘이 된다.
↑ 돌아온 션 놀린의 변신(?)은 더 놀랍다. 7일 두산전에선 8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마침내 폭발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이어 치른 복귀 이후 3번째 경기였던 7일 두산전에선 8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폭발했다. 영입 이전 받았던 ‘에이스 후보’라는 평가를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증명해낸 모습이다.
‘대투수’ 양현종과 함께 가을야구를 이끌 강력한 외국인 에이스 영입을 타진했던 KIA는 놀린의 오랜 공백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에 기대를 접고, 새로운 대체 선수를 물색해왔다. 몇 명의 메이저리거 후보들과 접촉하며 교체를 타진했던 게 사실.
하지만 그 후보들이 모두 MLB 및 미국 야구 잔류를 택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놀린의 재활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인내가 결국엔 보답을 받은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노니와 놀린 모두 아직 팀에 더 기여해야 할 것이 많다. 지난달 말부터 KIA는 필승조 ‘트리플 J’의 일원 중에 장현식과 전상현이 나란히 팔
다른 구원 투수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필승조에 대한 부담과 불안은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 전반기 제대로 된 외인 투수들이 없어 연쇄적으로 고생했던 구원진의 노고를 이제 새로운 얼굴, 그리고 돌아온 얼굴이 덜어줘야 할 차례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