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에 판매 중인 '당당치킨' 모습.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부터 판매 중인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이 이달 2일 기준 26만마리를 넘어섰다. 당당치킨(후라이드)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 등 프랜차이즈 제품의 30% 수준 가격이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의 인기 비결이 맛과 품질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의 치킨 가격이 대체로 2만원 안팎인 데다 배달비까지 더해지면 2만원대 중반을 넘어서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 프랜차이즈 업계 "불매운동 조짐에 가격경쟁력도 밀려"
↑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집 앞 메뉴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 A씨는 "얼마 전 불매운동 조짐도 보여 바짝 예민해졌는데 대형마트가 가격을 무기처럼 휘두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본사에서 원부자재 납품 가격까지 올렸는데 매출이 더 감소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여름은 '치맥(치킨과 맥주)'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올여름에는 복날을 제외하곤 잘 팔리지 않았다"며 "홀을 찾아오는 손님도 많지 않고, 배달 주문은 저녁에만 20마리 정도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식품업계 관계자 B씨는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라는 대립 구도가 잘 들어맞지 않는 건 맞다. 마트 음식과 전문 식당의 메뉴를 비교하는 셈"이라면서도 "다만 대체재가 급부상하면 가맹점을 찾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감할 수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들 "얼마에 치킨 사 먹든 자유…품질로 승부해야"
↑ 후라이드 치킨 자료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가격에는 만족하는 분위기이나, 그 맛에 대해서는 후기가 엇갈리기도 한다.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다"는 반응도 있지만, "마트에서 파는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대형마트의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는 게 프랜차이즈 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건 아니라는 데는 힘이 실린다. 당당치킨을 구매했다는 40대 소비자 C씨는 "치킨 3사가 2만원 이상 가격에 치킨을 파는 것, 소비자들이 2마리 9900원 치킨을 사는 것 모두 각자의 자유"라고 말했다.
C씨는 이어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마트에서 초밥을 판매한다고 일식집들이 항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치킨업계를 겨냥한 지적"이라며 "2만원 이상의 가격을 받더라도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기업들이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쟁력 밀린 치킨 3사…"가격 인하보다 프로모션 유력"
↑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7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16.4포인트(13.1%) 높은 수준이지만, 한 달 전보다 13.3포인트(8.6%) 하락했다. 국제 밀 가격과 식용유 가격의 하
식품업계 관계자 D씨는 "사회적 인식과 마찬가지로 한 번 올라간 소비자가격이 다시 내려오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특가 판매, 원플러스원(1+1) 등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다양한 판촉 행사가 이뤄질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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