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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수출팀, 이집트서 피날레…현지화로 '파라오' 사로잡을까

기사입력 2022-08-05 09:10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에서 '태극' 문양을 그리는 블랙이글스(지난3일) / 국방부 공동취재단
↑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에서 '태극' 문양을 그리는 블랙이글스(지난3일) / 국방부 공동취재단

"이번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는 20일 넘는 강행군의 피날레였습니다."

영국에서 시작해 폴란드를 거쳐 이집트까지 경공격기 FA-50 수출 마케팅을 이어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봉근 수출혁신센터장의 이번 일정에 대한 소회입니다.

분위기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부터 달아올랐습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화려한 공중기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직후 한국에서 낭보가 날라왔습니다. 'KF-21 보라매 전투기의 최초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국 전시관에는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안현호 KAI 사장이 공식 발표한 'FA-50 경공격기 1000대 수출 계획'도 덩달아 각국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판버러의 감흥을 안고 도착한 폴란드에서도 메가톤급 뉴스가 터졌습니다. 폴란드는 한국산 FA-50 48대를 비롯해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량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군 블랙이글스팀은 사상 최대규모의 방산 수출을 자축하듯 현란한 기동을 선보여 폴란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민·관·군 수출팀은 숨돌릴 틈도 없이 이집트 카이로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영국과 폴란드에서의 성과가 컸기에 수출팀이 이집트에서 거둔 성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3주가 넘는 수출 일정의 말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이집트와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할 굳건한 바탕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봉근 수출혁신센터장과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지난 3일) / 국방부 공동취재단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봉근 수출혁신센터장과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지난 3일) / 국방부 공동취재단

한국 수출팀과 공군 조종사들이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를 딛고 이집트와 협력에 전력을 투구한 이유는 그만큼 이집트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선 물량이 큽니다.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통틀어 최대 군사강국으로 손꼽히는 이집트는 훈련기와 전투기를 교체할 계획입니다. FA-50 수출과 물량 확대는 물론 KF-21 수출까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이집트의 산업 잠재력도 상상 이상입니다. 이집트는 이미 1964년에 음속 2배 이상 초음속 제트 전투기 시제기를 3대 제작했던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보유량이 많다는 이집트 육군의 최신형 M1A1 전차 1360량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면허생산된 제품입니다.

양국 간 협력은 '현지화' 위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한국이 기술을 제공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이집트군의 수요를 충족하고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양국은 생산시설 뿐 아니라 정비 등 후속군수지원(MRO)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이 센터장은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 이슬람권에서 최고의 방산 능력을 갖춘 국가"라며 "공동 생산과 정비 계약이 이뤄지면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주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홍진욱 주이집트 대사는 "방산 협력은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무기체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양국간 최고의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협력 분야"라며 "이번 피라미드 에어쇼는 한·이집트 관계가 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수출팀은 잠시

귀국해 숨을 고른 뒤, 다음주초 필리핀에서 수출 마케팅을 재개합니다. 공군 블랙이글스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인도, 태국, 베트남을 거쳐 필리핀에서 수출팀과 합류해 마닐라 상공을 수놓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3개 대륙 비행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 강영호 기자 nathaniel@mbn.co.kr ]

카이로(이집트)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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