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고 씻고 치킨을 시켜 먹을 예정입니다. 혼자 치킨 시켜 먹을 거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은 지극하죠. '치맥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에서는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치맥 페스티벌'이 열릴 정돕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치킨을 월평균 2~3회 정도 먹습니다. 배달 음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시켜 먹는 메뉴 1위도 치킨입니다.
'우리 담탱이(담임선생님)가 그러데. '치킨은 서민이다.' 가격이 안 올랐으면 좋겠어. 아빠한테 얻어먹는 거 안 미안하게.'
그런데 이 국민 간식이 서민에게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을 6~13%까지 올리면서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을 훌쩍 넘었고, 여기에 음료값과 배달비까지 더하면 3만 원을 넘는 경우가 허다해졌거든요.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전년 대비 최대 29% 매출액이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가격을 올리지 않은 나머지 업계도 원재료 값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죠. 온라인에선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고, 마트에선 한 마리에 만 원이 안 되는 치킨이 등장해 인기입니다.
12년 한 마트가 5천 원대 치킨을 판매했을 때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며 비판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치킨값 3만 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노벨상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 발전과 부를 창출하는 '도덕 자본'을 강조했습니다.
과거 5천 원대 치킨을 마트에서 못 팔게 했던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때처럼 반대할 수 있으신지요. 푹푹 찌는 폭염 속에 말복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3만 원 치킨시대 '유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