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최신호에 보고
기저질환 없는 50대 여성,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 간질환' 발생
↑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환자의 간 혈관에서 괴사가 진행되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서울성모병원 제공 |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간 손상'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와 인천성모병원 이순규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없는 50대 여성에게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 간 질환'이 발생한 사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고, 간 질환 약을 먹은 경험이 없습니다.
연구팀은 이 여성이 코로나 백신 1차를 맞은 뒤에 피곤함과 전신 쇠약감 등을 느껴 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했고,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T세포' 발현이 확인됐다고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최신호에 보고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간염과 원발 담즙성 담관염이 동시 발생한 ‘간 중복증후군(Overlap syndrome)’은 세계 최초 보고입니다.
자가면역 간 질환은 체내 면역세포가 정상적인 간 세포를 유해한 것으로 착각해 공격하면서 염증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피로감이나 구토, 식욕 부진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T세포는 간문맥(간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에 집중돼 조직을 괴사 시키고, 담관까지 염증을 확산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행히 이 환자는 고용량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처방을 포함한 집중 치료로 2주 만에 정상 간 수치를 되찾았습니다.
↑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 사진 = 서울성모병원 제공 |
연구를 진행한 이순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에 의해 간 손상, 간 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해외 보고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라며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에 의한 간 손상, 간 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에 의미가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간 질환에 대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자가면역 간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 경변증으로 악화할 가능성 큰 만큼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