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성관계' 대구 女교사, 학생과 '성적·생기부' 대화…"수업태도 좋다 해라"

블랙박스 녹취록에 성적 관련 얘기 담겨
교육청 "성적 조작에는 관여한 바 없어"

↑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와 남학생의 부적절한 성관계와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져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성적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뉴시스가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 A씨와 학생 B군은 생활기록부 및 다른 학생의 점수에 관한 대화를 차 안에서 나눴습니다.

A씨가 "상위 30% 일단 만점인 애들하고 너희 반 애들을 많이 쓰게 되지 않을까?"라고 운을 띄우자, B군은 즉시 "날 써 달라"고 청탁하듯 대답합니다.

이에 A씨가 곤란한 듯 "못 써준다"고 대답하자, B군은 "쓰면 되지 않느냐. 수업 태도 좋다고. 나 취업해야 한다"며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생활기록부와 관련해서는 "내가 권한이 있더라. 다른 선생님이 마감을 누르기 전에 해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대구시교육청은 A씨의 남편이 올린 국민신문고 '성적조작 및 청탁의혹에 대한 진상 파악'에 대한 질의에 "학생부 기록의 경우 기간제 교사가 직접 입력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며, 정교사가 의견을 참고하여 학생부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A씨의 말은 대구시교육청의 답변과 어긋나는 내용으로, 그동안 기간제 교사였던 A씨에게도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할 수 있었던 권한이 주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타 학생의 성적에 관해서는 "미우면 더 깎을 수 있다. 말하는게 약간 주관적", "얼굴에 반영된다. 누구 매기느냐에 따라서" 등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이달 초 A씨가 B군에게 준 수행평가 점수와 생활기록부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B군은 수행평가에 응시하지 않아 최하점 점수를 받았으며 A씨는 B군에 대한 생활기록부를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남학생은 수행평가에 응시하지 않아도 학습지를 쓰는 등 수업에 참여하면 누구에게나 주는 점수만 받았다"며 "생기부 작성 시 정교사는 기간제 교사와 협의를 하지만, 문제가 된 여교사는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 이에 성적 조작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해당 사건은 A씨의 남편 신고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A씨는 지난 말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는 고교생 B군과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 외에도 학생 성적 조작에도 관여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성적 조작 의혹 등에 대해 조사중이며, 해당 고교는 지난 3월부터 오는 8월 9일까지 A씨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했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이달 초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 기간제 교사 A씨의 남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폭로글 일부 발췌.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