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
↑ 전사자 명비 지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유족에게 “심 소령의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위로를 담은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27일 유족 측에 따르면, 전날 심 소령 유족은 ‘고 심정민 소령 어머님과 아버님, 그리고 가족 여러분께’라고 적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등기로 받았습니다. 이는 김 여사가 심 소령 부친과 모친의 편지를 받고 지난 23일 직접 답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편지에서 김 여사는 “정성으로 쓰신 편지를 먹먹한 가슴으로 읽어 내려갔다”며 “아드님을 잃은 슬픔이 여전하실 텐데 추모음악회에 들러 작은 위로밖에 전하지 못한 제게 오히려 감사함을 표하시니 송구한 마음마저 든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지난 1월 11일 심 소령의 순직 소식을 뉴스를 통해 처음 듣고 저희 내외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며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만큼 고귀한 희생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는 “꽃다운 29살 청년 장교가 추락하는 전투기에서 탈출하기 충분했지만 왜 희생을 택했을까? 그 찰나의 시간에 부모님, 사랑하는 아내 등이 스쳐 지나쳤을 텐데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생명을 던진 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심 소령은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는 공군사관학교의 교훈을 온몸으로 실천한 영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숨겨진 영웅을 정성껏 예우하고 남은 가족들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심 소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저도 큰 관심을 갖고 성원하겠다”고 했습니다.
↑ 고(故) 심정민 공군 소령. / 사진=공군 제공 |
↑ 공군 F5E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심정민 소령이 지난 1월 11일 사고 당시 민간인 피해를 막고자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관계자들이 12일 추락 동체 등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지난 1월 11일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심 소령은 F-5E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전투기 F-5E는 신형 사출 좌석이 탑재돼 고도와 속도 상관없이 언제든 탈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심 소령은 전투기 양쪽에 켜진 엔진 화재 경고등에도 불구하고, 인근 아파트와 대학 캠퍼스 등에 전투기 추락을 우려해 비상 탈출 레버를 당기지 않고 민가가 없는 야산 쪽으로 조종간을 돌렸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심 소령의 빈소를 찾아가 조문한 바 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6월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