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서 '뉴스공장' 싫어해 미루다가 이제야 출연"
최근 '계속 가보겠습니다 (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한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습니다.
25일 김어준과의 인터뷰에서 임 부장검사는 자신이 출간한 책 제목인 '계속 가보겠습니다'의 의미가 "검찰에 계속 있겠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임 부장검사는 "책 제목이 총선 이후에 국회로 가보겠다는 뜻인 줄 알고 내부에서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아주 기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그건 아니고 10년간 내부 고발자로서 검찰에 있다는 게 좀 힘들기는 하지만 아직 버틸 만하니까 계속 가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검찰 내 미운털을 자처하게 된 시점이 2009년이라고 책에서 밝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김어준의 질문에 임 부장검사는 "그때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서 소위 '잘 나가는' 검사들과 함께 일하며 '과연 검사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본부라고 하는 법무부 검사들이 이렇게 가식적이고 거짓말을 하며, 정의가 아니라 상관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며 고민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임 부장 검사는 10년간 검찰 내에서 내부 고발 검사로 일하며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전했습니다. 그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쓸 때마다 검사장에게 불러 다녔다"며 "어떤 사람은 제 앞에서 대놓고 후배들에게 '너 임 선배 글에 댓글 쓰지 마'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또 "'임 검사님'이라고 불리다가 나중엔 '임은정씨'라며 기수 열외가 된 적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임 부장검사는 한때 내부에서 자신을 두고 '정치 검사를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땐 임용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라며 "그렇게 말하던 사람들이 내가 울산 중용되니까 변호사 업계가 어려워서 못 나간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지금 못 나가니까 '조직에 재나 뿌리고 앉아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내부 사람들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임 부장검사는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면 그것이 제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이 검찰의 손장난에 속지 않으려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최측근들의 특수 수사 기법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어떻게 수사를 하는지, 기록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에 대해서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뒤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회를 전했습니다. 그는 "검찰에서 '뉴스공장'을 싫어라 하는 것을 잘 알기에 출연을 미뤄왔는데
또 방송국 근처 난지한강공원을 산책했다고 전하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이곳도 이렇게 공원으로 바뀌는데, 합심하여 노력하면 검찰도 바뀌겠지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변혜인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anny55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