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만성 적자…투자 꺼리게 돼"
↑ 허구연 KBO 총재 / 사진 = MBN |
취임식에서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 ‘9회 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한 허구연 KBO 총재가 위기 극복을 위해 팬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한국 KBO 리그의 교차 개막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허 총재는 17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인터뷰에서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좀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야구만 잘하면 되는 줄로 아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데 그래서는 안 된다. 그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마추어는 자기 모교나 소속 팀을 위해 경기를 하지만, 프로페셔널은 관중들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기 때문에 수입이 생기고 연봉이 나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팬을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고 느끼고 팬 서비스도 잘해야 한다”면서 “플레이 자체도 좀 수준 높게 해야 하고, 좋은 매너를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총재로서 개선해나갈 과제로는 ▲ 선수 경기력 향상 ▲ 제도 개선 ▲ 국제화 ▲ 만성 적자 해결 등을 꼽았습니다.
허 총재는 “선수 기량은 베이징 올림픽이 정점이라고 보는데, 그 이후에 과연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되었느냐, 저는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다”면서 “구단들이 지금 만성 적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탓에 ‘축소지향형’으로 가고 있다면서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어린이 야구 회원 모집이라든지, 야구 교실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활발하게 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게 지속되면 문제”라면서 “지금 많은 팬이 그렇지만 제가 물어보면 좀 나이 드신 분들도 ‘아 옛날에 내가 어느 팀, 어느 팀의 회원이었기 때문에 평생 내가 이 팀을 응원한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의 ‘축소지향형’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프로야구 전체의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됩니다.
↑ 허구연 KBO 총재.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인터뷰 모습. / 사진 = MBN |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이저리그 한국 개막전과 KBO 리그 미국 개막전 개최에 대해서는 "깜짝 놀라셨죠?"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허 총재는 “2024년도에 미국이 한국에 와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하겠다는 타진을 해왔다”면서 이를 계기로 KBO 미국 개막전을 역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메이저리그 측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제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KBO 미국 개막전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팀 5~6곳이 미 동부에서 스프링트레이닝 캠프를 하는 일이 많은데, 서부에서 개막전을 하고 한국에서 시차 적응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구단주 회의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KIA가 여기 우승한다고 차가 더 팔리고, 핸드폰이 더 팔리고,
한편, 한국 프로야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허 총재는 ‘최고의 선수’로 최동원과 선동열을 꼽았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