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가 90도로 꺾인 채 살아왔던 13세 소녀. / 사진=BBC |
목이 90도로 꺾인 채 평생을 살아야 했던 13세 파키스탄 소녀가 수술을 통해 새 삶을 얻었습니다.
영국 BBC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파키스탄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아프신 굴(13)은 목이 90도로 꺾인 채 10년을 살아 학교에 가지도, 또래와 어울리지도 못했습니다. 아프신이 생후 10개월이었던 당시, 어린 언니가 동생인 아프신을 안고 있다 떨어뜨리면서 목이 90도로 구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아프신의 부모는 목이 옆으로 꺾인 아기를 품에 안고 의사를 찾아가기도 했고, 약도 지어 먹여 봤지만 상태는 악화할 뿐이었고,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탓에 치료를 더 받게 할 수 없었습니다.
뇌성마비 진단까지 받게 된 아프신은 6살이 되어서야 간신히 걷기를 배웠고, 8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입을 떼고 말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었던 아프신은 12년 동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다 영국 BBC가 2017년 아프신의 사연을 보도했고, 이후 파키스탄의 유명 배우가 아프신의 사연을 SNS로 공유하면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아프신의 어머니는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막내딸의 사연을 전했고, 미국에서는 아프신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온라인 기금 사이트도 열렸습니다.
하지만 수술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파키스탄 현지 의료진이 수술 후 생존 확률이 50%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수술비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습니다.
이후 2019년 영국의 한 언론인이 아프신의 당시 상태와 가족의 재정적 상태를 보도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고, 이후 인도의 한 의사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습니다. 그는 인도의 복합 척추 수술 전문가인 라자고팔란 크리시난 박사였습니다. 그는 수술 전 진료를 통해 아프신이 목 손상을 일으키는 척추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수술이 결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지난 3월 인도의 복합 척추 수술 전문가인 라자고팔란 크리시난 박사는 무사히 아프신의 꺾인 목을 바로세우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및 치료는 모두 무료였습니다.
아프신의 한 형제는 "여전히 막내 동생은 몸이 약하고 아직 학교도 갈 수 없지만,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 말했다"면서 "동생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아프신에게 새 삶을 선물한 크리시난 박사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아프신은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물론 또래보다 성장이 느리다는 단점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