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탈북 어민 북송 수사팀 증원…강제수사 나설 듯

검사 3명 파견…추가 파견으로 주요 검찰청 인력 재조정 가능성
조사 마치는 대로 강제수사 단행할 수도

↑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서해 공무원 피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검사를 추가 파견했습니다. 지난달 유족의 고발 이후 일주일 만에 고발인 조사가 이뤄지고 수사팀 인력이 증원되는 등 수사가 화력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어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에 검사 2명,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에 1명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공공1부는 부장검사를 포함해 소속 검사가 총 9명으로 늘었습니다. 6명이었던 공공3부는 7명이 됐습니다. 파견 검사에는 특수통 및 포렌식 전문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견자들이 합류하고 나면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정원이 자체 조사를 거쳐 전직 원장들을 직접 고발하고 나선 만큼, 관련 부처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전·현직 공무원들의 '줄소환'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어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박 전 국정원장에 대해 자체조사를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이 사건이 발생한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측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구조를 요청하는 감청 내용이 담긴 첩보 보고서를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국방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건 발생 1년 만에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판단을 내린 과거 입장을 번복한 배경, 당시 국방부의 조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검찰은 일단 소수 인력을 충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국정원과 국방부 관계자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치는 즉시 국정원,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 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치는 탈북어민. / 사진=통일부

공공3부는 2019년 11월 동료 승무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해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에 대한 북송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앞서 국정원은 서 전 원장이 탈북민 합동조사를 조기 종료시켰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외에도 전 정권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다른 지검에서도 인력 충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라임·옵티머스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등이 대검찰청에 검사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중앙지검은 지난달 검찰 정기 인사로 청내 인원이 많이 감소한 만큼, 다른 부서에도 인력 충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앙지검뿐 아니라 서울남부·동부와 수원지검 등 주요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청도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어 파견 형식을 띤 인력 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