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억압하면 안 된다더니…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손가혁' 언급하며 '팬덤정치' 자제 촉구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또금만 더 해두때여" 등의 메시지를 남긴 것을 두고 "의원님께서 (지지자들을 향해) 저를 억압하면 안 된다고 메시지를 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억압과 비난이 아닌, 폭력이고 범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해당 글에서는 이 의원이 9일 새벽에 지지자들과 트위터에서 나눈 메시지를 언급하며 "어제 페북에 올리신 글이 과연 진심일까"라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앞서 이 의원은 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박 전 위원장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하는 것과 관련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위원장을 많은 가능성을 가진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비난과 억압은 민주당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자제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 의원은 다음 날 새벽 0시 58분쯤부터 2시 45쯤까지 약 2시간가량 트위터에서 지지자들이 보내온 질문에 답변을 남기며 직접 소통했습니다. 최근 이 의원은 트위터를 자신들의 팬(지지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그의 행보는 지지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리들이 많이 속상한 거 아시고 트위터 켜신 건가 봐요"라는 메시지에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제 동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니까요"라고 답변하는가 하면, "가족들이 민주당원에 가입할 때 추천인에 '이재명’을 쓰라고 했다'는 글에는 "또금만(조금만) 더 해두때여(해주세요)"라고 애교스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이 두 트윗을 언급하면서 "저는 어제 유튜버의 범죄 사건 이후부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 의원님께서 저를 억압하면 안 된다고 메시지를 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트위터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이 의원님은 비난과 억압을 하지 말자고 하셨다.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주는 것을 유아 성추행범으로 모는 것이 '비난'이고, 집 앞까지 찾아와 주소를 공개하는 것이 '억압'에 불과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과거 '손가락 혁명군(손가혁)'으로 불린 이 의원 팬클럽을 언급하며 "이 의원님도 과거에 강성 팬덤인 '손가혁'과 손절한 적이 있다고 안다"라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팬덤 정치'의 수렁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성 팬덤이 아니라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우리 당 의원님들께 말씀드린다"며 "폭력적 팬덤은 민주당에도, 이 의원께도 위험하고, 제게는 보다 실질적 위협"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이 의원을 향해 "저를 장식품으로 앉혀 놓으신 것이냐. 이재명 의원께서 직접 답변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아이에게 과자를 먹여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사진=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신상털기식 온라인상 공격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비난 자제를 촉구했고, 민주당은 이 사건을 당 윤리감찰단에 넘겨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7일 한 인터넷 매체는 박 전 위원장이 한 아이에게 입으로 과자를 물어 전해주는 사진을 토대로 일각에서 아동 성추행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기사를 올려놓고 저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며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사진이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당내 여성의원들도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며 성토했습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는 사생활 침해이자 명백한 폭력 행위이고 스토킹에 해당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를 여성정치인에 대한 심각한 폭력행위로 규정한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원주 출신의 권인숙 의원도 "(박지현 전 위원장의) 행보,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인 정치 행위와 발언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질 수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여성 청년 정치인에 대한 도를 넘는 비난과 사생활 침해,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협박으로 이어져서는 안되며, 용인되어서도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에 급기야 이재명 의원도 해당 사건에 대한 발언을 내놨고, 민주당은 서둘러 당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신현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