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비서관의 부인인 민간인이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순방 일정을 사전 기획하고 답사한 이번 논란에 대해 더 깊숙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치부 황재헌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황 기자, 먼저 명확히 해야 하는 게 민간인이 대통령 순방단 일을 하고 공군 1호기를 탈 수 있습니까?
【 기자 】
1호기를 누군 탈 수 있고 누군 탈 수 없다, 공무원만 순방 일정 일을 하고 1호기를 탈 수 있다, 법적으로 이런 규정은 없습니다.
그래서 전례를 취재해봤는데요.
전 정부 때도 독립운동가의 유족이나 기업인 같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 대통령 일정에 참여하고 1호기에 태운 적은 있다고 합니다.
다만, 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공자 관련 행사에 공개적으로 참석하거나 기업총수 등 대통령 경제 사절단 같은 실제 행사 참석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의원도 SNS에 "특별한 사유 없이 민간인이 선발대로 본대로 순방단과 함께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또, 신 씨가 순방 일정을 조율한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며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하며 민간인에게 1호기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는지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는데 호텔은 어느 급에 준해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질문 2 】
이런 의문도 따져봐야 할 텐데 이번 신 모 씨 사례는 전례와 뭐가 다른 거죠?
【 기자 】
신 씨는 대통령 공개행사 참석자가 아닙니다.
대통령실은 "신 씨는 동포간담회 같은 순방 일정의 전체적인 사전 기획과 사전답사 등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항간의 의혹처럼 여사만의 일정을 위해서 간 게 아니라는 취지인데 사실 이 부분도 앞선 리포트에서 보셨겠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 다른 말이 나옵니다.
어쨌든 신 씨가 한 일정을 사전 기획하고 답사하는 것도 부속실 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부속실 일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렇게 특정 행사 참석자가 아닌 행정관들과 비슷한 일을 하려고 민간인을 순방단에 포함시킨 건 이례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신 씨가 민간인이지만 해외 유학도 11년 했고 해외 행사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어서 도움을 먼저 요청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신 씨가 한 일에 대한 대통령실의 설명을 들었을 때는 이런 일 정도 할 공무원이 의전에 뛰어나다는 우리 외교부에 없는 건지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 질문 3 】
이 부분에서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대통령 부부하고 친해서 간 거다 이런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네 이원모 비서관은 검사 시절 대전지검에서 월성원전 수사를 담당한 이른바 '친윤' 검사고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되자 검찰을 그만두고 윤 대통령 가족 측 법률 업무를 했습니다.
부인 신 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방송사 아나운서를 거쳐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비서관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와 상당히 오래된 인연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런 점도 대통령 의중을 잘 알아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행사를 잘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판단을 서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의전비서관 부인인 것과는 관계가 없이 순방에 참여했기 때문에 특혜나 이해충돌 여지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 질문 4 】
그러면 대통령 부부가 원하는 사람을 공식 행정관으로 채용하면 논란이 더 없지 않겠습니까?
【 기자 】
네 실제 대통령실은 취임 초 신 씨를 정식 채용하려고 검토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비서관이 되면서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본인이 고사를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현재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담당 부속실은 있지만 여사를 담당하는 제2부속실은 만들지 않겠다는 대선공약에 따라 없습니다.
부속실에 여사를 담당하는 소수 행정관만 있을 뿐인데요, 대통령실은 이분들을 포함해 의전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는 순방 일정을 준비하기가 벅차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공무원 중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았어야지 민간인에게 중요한 대통령 일정이나 행사 기획을 무리하게 맡긴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