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드미트리 콜커, 중국에서 강연
러시아 연방보안국, 영양 공급 호스 떼고 모스크바 이송
러시아 연방보안국, 영양 공급 호스 떼고 모스크바 이송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 사진=연합뉴스 |
중국에서 강연했던 러시아의 물리학자가 당국에 체포된 지 이틀 만에 사망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은 드미트리 콜커(54)가 시베리아의 한 병원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던 중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에 의해 체포돼 비행기로 4시간 거리인 모스크바 로포르토프교도소로 이송됐다가 체포 이틀 만에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콜커는 러시아의 물리학 전문가이자 레이저 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국가 기밀을 중국 측에 넘긴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최근 FSB의 승인을 받고 중국으로 건너가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는데, 그 자리에 FSB 요원이 신원을 숨긴 채 강의를 듣고 있었고 이에 중국 공안과 협력해 국가를 전복시키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스크바 법원은 연방 보안국에게 콜커를 2개월간 구금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국가반역죄로 유죄를 받으면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콜커 박사는 체포 당시 췌장암 4기로 호스로 영양분을 공급받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영국 BBC는 FSB가 콜커 박사가 영양을 공급받던 튜브를 떼고 그를 이송했다고 전했습니다.
↑ 드미트리 콜커 박사가 지난 2011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 사진=영국 BBC 캡처 |
콜커는 노보시비르스크 주립대학의 양자광학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콜커 박사의 사촌 안톤 디아노프는 그가 러시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사랑했다며 "절대적으로 터무니없고 극도로 잔인하고 이례적"이라며 "그들은 그가 임종을 앞둔 것을 알고도 체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유족은 "수많은 이직 제안을 받았지만 조국을 위해 일을 했다"며 "간첩 혐의는 터무니없다"고도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국가기밀을 외국에 넘긴 혐의로 체포되거나 반역죄로 기소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베리아에서만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소속 과학자가 12명이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러시아의 고위급 정부 과학자가 해외로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콜커 박사와 마찬가지로 노보시비르스크에 위치한 이론 및 응용역학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 아나톨리 마슬로프(75)도 모스크바의 한 감옥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이러한 과학자들의 체포가 근거 없이 이루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