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 하락한 2377.99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043억원, 232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홀로 693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술주 위주인 코스닥은 0.93% 하락한 762.35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기술적 반등 전개에 따라 단기 차익실현 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전날 미국 6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가 부진하게 나타나자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유입됐다"며 "대내적으로는 한국 기대인플레이션이 3.3%에서 3.9%로 상향되면서 한국은행이 '빅 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펀더멘털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36%, 1.36%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조7000억원 규모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에 대한 재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4.63% 급락한 39만1500원에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공급 사슬로 묶인 엘앤에프(-7.20%)를 비롯해 SKC(-5.75%), 코스모신소재(-5.51%) 등 국내 2차전지 소재주도 약세를 보였다.
이 밖에 독일 검찰의 현대차·기아 현지법인 압수수색 여파로 현대차(-5.65%), 기아(-6.11%), 현대모비스(-3.63%) 등 자동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증권사의 부정적 보고서가 나오면서 각각 7.85%, 8.46% 급락했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를 발표하자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5.79%, 4.91% 올랐다. 원전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씨에스윈드(5.66%), 두산에너빌리티(5.60%), 두산퓨얼셀(5.20%), 한전KPS(4.53%) 등이 상승 폭이 컸다.
증권가에선 이달 증시 공포심리가 컸던 만큼 다음달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상승 추세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교보증권은 7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2350~2650으로 제시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나 2016년 디플레이션 위험 확대 시기와 비슷한 충격이 가해진 것"이라며 "7월 주식시장은 비이성적 반응에 따라 추락한 주가가 적정 가치 수준으로 복원되는 정도의 반등 장세가 기대되지만, 주가 회복을 지지하는
케이프투자증권은 7월 코스피 범위를 2250~2520으로 예상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거나, 미국 경제 침체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완화되면 반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