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이 아버지를 기억할 것”
↑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
“국가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아들에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유족 측은 오늘(29일)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 이 씨의 아들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편지에서 윤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고 꿈도 잃었고 스무 살의 봄날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말에 가슴이 아팠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상처가 아물지 않았겠지만,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진실을 밝히려 했던 용기가 삶에서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며 “진실을 마주하고 밝히는 힘이 있는 나라가 진정한 국민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든 국민이 진실의 힘을 믿고 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 윤 대통령이 고(故) 이대준 씨 아들에게 보낸 편지. / 사진=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이제 스무 살, 인생의 봄날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라며 “이 군의 꿈이 우리 사회를 밝힐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기를 바란다. 어머니께도 꼭 안부 전해달라”며 끝을 맺었습니다.
앞서 이 군은 지난 17일 윤 대통령에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당시 이 군은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는 월북자로 낙인찍혔고 저와 어머니, 동생은 월북자 가족이 되어야 했다”며 “죽지 않으려면 살아야 하고, 살기 위해서는 멈춰서는 안 되기에 끝없이 외쳐야 했다.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다’는 그 외침을 외면하지 않고 들어주신 윤 대통령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편지에 적었습니다.
한편, 이대준 씨는 지난 2020년 9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 있던 어업지도선에 탑승했다
당시 실종 8일 만에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해경은 ‘자진 월북’을 하려다 일어난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 1년 9개월 만인 해경은 종합 수사를 진행한 결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번복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