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눈썰미로 보이스피싱 수거책 덜미…1,100만 원 지켰다

현금 수거책 승객, 주행 중 갑자기 목적지 바꿔
택시 기사, 지켜보다 '행동 수상해' 경찰 신고

한 택시 기사의 예리한 눈썰미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 검거됐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60대 택시 기사 A 씨는 경기 화성에서 승객 B 씨를 태웠습니다. B 씨는 처음에 서울 역삼동까지 가달라고 했지만 주행 20분이 지났을 때 돌연 목적지를 경기 안산역으로 바꿔서 가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는 승객이 주행 중 목적지를 원거리의 다른 지역으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B 씨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서도 B 씨는 현금이 가득 든 가방에서 돈을 꺼내 요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하차 후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자신이 서 있던 장소를 촬영하는 등 수상한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A 씨는 B 씨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보이스피싱범이라는 생각이 들어 곧장 112에 신고했습니다.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안산역 앞 노상에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B 씨를 검거했습니다.

B 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에게 검찰 기관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고 "통장이 범죄에 연루되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계좌에 있는 현금이 피해금인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니 계좌에 있는 현금을 인출해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줘야 한다"며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 덕분에 당시 하차 지점에서 B 씨를 만날 예정이었던 피해자는 건네주려던 1,100만 원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A 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했습니다. A씨는 “처음에는 신고를 해야 하는지 망설였지만 작은 관심으로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면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전화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